“10년 지기 남사친과 모텔에서 술을 마셨는데요... 지금 몹시 심난합니다”

2024-04-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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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에 가면 기본으로 주는 콘돔 두 개도 그대로 있더라”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남사친에게서 뭘 기대했던 것일까. 한 여성이 자신과 함께 모텔에서 숙박한 남사친이 자기 몸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면서 누리꾼들에게 물었다. “날 여자로 안 보는 것일까요?”

‘남사친과 모텔 갔는데도 아무일 없이 지나갔는데요’란 제목의 글이 22일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왔다.

여성인 글쓴이는 “제게는 10년 된 이성 친구가 있다. 남사친도 저를 이성으로 보지 않고 친구로만 봤고 저 역시 그랬다”라면서 운을 뗐다.

그는 “지난주에 목돈도 벌 겸 단기직으로 단둘이 쿠팡에서 당일치기 알바를 했다. 퇴근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심심해서 제가 남사친에게 ‘술이나 한잔 마시고 가자’고 말했다. 남사친도 고민하다가 OK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술을 마신 두 사람은 막차 시간을 놓쳐서 발이 묶였다. 노숙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글쓴이가 남사친에게 모텔에 가서 쉬자고 말했다. 모텔에 가자고 말한 데는 남사친이 자기에게 호감이 있는지 떠보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글쓴이는 속내를 밝혔다.

문제는 모텔에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글쓴이는 “모텔에서 술을 또 마시다가 제가 먼저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깨어나니 제 몸에 손댄 흔적이 하나도 없더라. 모텔에 가면 기본으로 주는 콘돔 두 개도 그대로 있더라”라면서 “남사친은 따로 이불을 펴고 바닥에서 자고 있었다. 나를 침대로 옮겨 재운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보통 남자들은 이런 상황이 되면 일부터 저지르던데 제 남사친은 진짜 저를 이성친구로만 생각하지 연인으로 보지 않고 있는 걸까”라고 물었다.

그는 “이성친구 간의 선을 지키려는 배려인지도 궁금하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친구여도 모텔만 가면 상황이 바뀌던데 이 친구는 기회를 줘도 저하고 (성관계를)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묻는다”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이 정성스럽게 작성한 답변을 달았다.

이 누리꾼은 “직접 보지 못해 두 가지 경우 중 하나라고 봐야 할 듯하다”라면서 “우선 아예 여자로 안 볼 수도 있다. 또 여자로 보더라도 사귀지 않는 상태에서 잠자리를 가지면 10년 지기 친구여도 성폭행범으로 몰릴 수 있기에 최대한 성관계는 조심스러워한다. 사귀지 않은 상황에서 여자와 잠자리를 갖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남자들도 은근히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론 후자에 속한 상황으로 보인다”라면서 “(남사친이) 질문자에게 마음이 아예 없다면 굳이 다른 친구들을 두고 질문자와 단둘이 늦게까지 단기 알바를 하거나 단둘이 술을 마시고 모텔에 가는 짓 따위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글쓴이는 “같이 알바를 하자고 권유한 것도 저였고 모텔에 가서 쉬자고 한 것도 저였는데 답변에서 말한 것처럼 저를 그냥 친구로 보는 게 맞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답변자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남사친이 질문자가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자각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연락을 좀 줄이고 소개팅을 하거나 다른 이성을 만날 것 같은 뉘앙스를 보이는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락이 줄고 다른 이성과 잘될 것 같은 질문자의 모습을 보다 보면 질문자가 어떤 존재였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 않을 것 같다면 마지막으로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질문자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지 않는다면 정말 거기까지인 인연이니까요.”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