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칼부림 살인사건' 가해자는 바로 이 유튜버 (범행 이유)

2024-05-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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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피해자 사진 급속 유포… 전 여자친구 조롱하자 보복한 듯
피해자가 찍은 유튜브 영상에 사건 당시 상황 고스란히 담겨

9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유튜버 조모씨를 살해한 유튜버 홍모씨. / 홍씨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9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유튜버 조모씨를 살해한 유튜버 홍모씨. / 홍씨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9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유튜버 홍모씨에게 살해당한 유튜버 조모씨. / 조씨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9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유튜버 홍모씨에게 살해당한 유튜버 조모씨. / 조씨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9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발생한 유튜버 살인 사건은 원한에 따른 보복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가해 유튜버와 피해 유튜버의 얼굴을 담은 사진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2분쯤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앞에서 한 남성이 흉기로 사람을 찌른 뒤 차를 타고 도주했다는 내용의 경찰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용의자를 홍모(50대)씨로 특정하고 추격 끝에 이날 오전 11시 35분쯤 경북 경주시에서 홍씨를 붙잡았다.

홍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피해인 B씨를 찌르고 렌터카를 타고 도망친 것으로 확인됐다. 심정지 상태였던 피해자 조모(50대)씨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에 이송됐으나 오전 11시 4분쯤 숨졌다.

홍씨와 조씨는 모두 유튜버였다. 사건 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두 사람의 얼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두 사람은 유튜브를 통해 서로를 비난하다 법적 다툼까지 벌일 정도로 앙숙 관계였다. 이날 조씨는 피해자 신분으로 법정에 방청하러 와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홍씨 때문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까닭인지 사건 당시 조씨도 흉기를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유튜브 채널엔 조씨가 숨지기 직전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마지막 방송이 남아 있다.

마지막 방송에서 조씨는 “법원에 도착했다. 들어가서 안전한 곳에 있어야겠어. 여기서는 (홍씨가 나를) 때릴 수 있겠나. 탄원서를 누가 썼는지 보게 열람 신청 좀 해야겠다. 열람실이 밑에 있더라고. (홍씨가 나를 해꼬지할까봐) 걱정된다. (법정엔) 한 시간 전에 들어가려고 한다”라고 말한다.

조씨가 “아무래도 X 되는 상황인 것 같다. 긴장된다”라고 말하는 순간 홍씨가 흉기를 휘둘렀다. 흉기에 찔린 조씨는 카메라를 떨궜다.

영상엔 조씨가 “하지 마”라고 외치며 비명을 지르는 긴박했던 상황이 담겨 있다. 이 라이브 방송의 제목엔 ‘112 신고 준비’란 문구가 포함돼 있다. 그만큼 조씨는 홍씨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구독자가 약 9000명인 유튜브 채널의 운영자인 홍씨는 경찰에 붙잡히기 전 “그동안 저를 아껴주시고 응원 해주신 구독자 님들께 죄송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행복을 깨려는 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죽을 만큼 사랑했고 지금도 내 목숨처럼 사랑하는 사람아, 지난 1년 너무도 행복했고 뜨거웠고 고통스러웠다”라는 글을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검거 후엔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경주에서 검거됐습니다. 바다를 못 본 게 조금 아쉽네요. 그동안 고맙습니다”란 글을 올렸다.

홍씨는 1년간 교제하던 한 여성 유튜버와 최근 헤어진 뒤 구독자들에게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여성 유튜버는 구독자가 약 600명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조씨가 방송에서 홍씨 전 여자친구를 조롱하자 홍씨가 앙심을 품었다는 말이 나온다.

구독자가 약 4700명인 유튜브 채널의 운영자인 홍씨가 유튜브 커뮤니티 게시판에 2개월 전 올린 글을 보면 사건 전에도 홍씨는 조씨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홍OO씨, 진단 3주 나왔어. 목요일에 끝나 추가진단 끊을 수 있어. 왜 때려서 조사 못 받게 했어”란 글을 게시했다.

당시 두 사람은 사업자등록증 공개를 두고도 티격태격했다. 조씨는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홍씨를 겨냥해 “난 2020년에 방송을 시작하고 사업자로 등록했다. 당신도 사업자등록증을 오픈해 세금 문제에 대해 밝히라. 당신이 2019~2023년 내용을 오픈하면 나도 통장과 세금 관련 서류를 오픈하겠다. 아마 죽어도 못할 거다. 당신이 사업자 등록을 어제 했다는 사실을 대충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씨는 홍씨가 양 손으로 성관계를 연상하게 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캡처 사진을 올리며 “이런 자가 통신매체 음란 행위(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논한다”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홍씨는 조씨가 자신의 전 여자친구를 조롱하자 통신매체이용음란죄라며 조씨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유튜버 조모씨를 살해한 유튜버 홍모씨. / 홍씨 유튜브
9일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유튜버 조모씨를 살해한 유튜버 홍모씨. / 홍씨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