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훈련병 사망 사건, 경찰이 본격적으로 시동 걸었다

2024-05-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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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얼차려 중 숨진 훈련병 동료 5명 참고인 조사

군기훈련 중 쓰러져 이틀 만에 사망한 육군 훈련병 박 모(25)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핵심 참고인'으로 분류되는 다른 훈련병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강원 인제군 모 부대 위병소에 군사경찰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강원 인제군 모 부대 위병소에 군사경찰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이 부대에서는 최근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29일 경찰에 따르면 강원경찰청은 사망 훈련병과 함께 군기훈련을 받았던 훈련병 5명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얼차려를 받던 중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자 다른 훈련병들이 현장에 있던 집행간부에게 보고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계속 얼차려가 진행됐다는 제보가 나왔다.

경찰은 이 같은 내용의 사실 여부와 군기훈련 과정 등을 폭넓게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훈련병의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들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또 군기훈련이 이루어진 부대 내 연병장을 찾아 현장 조사를 진행한다.

지난 23일 강원도 인제의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다.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태가 악화되어 25일 오후 사망했다.

군기훈련은 지휘관이 군기 확립을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장병들에게 지시하는 체력단련과 정신수양 등을 말한다. 지휘관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되며 얼차려라고도 불린다.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상태에선 걷기만 시킬 수 있지만, 이 사건에서는 구보(달리기)는 물론 선착순 달리기까지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훈련병 사망 사건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를 마치고, 중대장과 부중대장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 사건을 지난 28일 강원경찰에 수사 이첩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기초 조사를 마무리하는 데로 중대장 등을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