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영화평론가 박평식이 12년 만에 만점을 준 영화가 등장했다

2024-05-3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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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잔악, 절멸의 사운드”란 평과 함께 '박평식 만점'인 9점 매겨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스탈.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스탈.
별점을 박하게 주기로 유명한 영화평론가 박평식이 12년 만에 평점 9점을 매긴 영화가 등장했다.

박평식은 영화잡지 씨네21에서 곧 개봉하는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9점을 매겼다. ‘별점 짠돌이’로 유명한 박평식이 9점을 매기는 건 이례적이다. 2012년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이 연출한 ‘마스터’에 9점을 매긴 후 무려 12년 만의 일이다.

세상에 완벽한 영화는 없다고 생각하는 박평식은 그동안 9점으로 만점을 매겨왔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만점을 준 것이다.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이 연출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지난해 해외에서 개봉했다. 조너선 글레이저가 감독과 각본을 맡았다. 원작은 마틴 에이미스의 동명 소설이다. 제7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자 제96회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상 수상작이다.

영화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의 지휘관 루돌프와 그의 가족의 얘기를 다룬다. 담장 건너에서 사람들의 목을 매고 가스실에서 한 번에 수백명씩 죽이는 지옥이 펼쳐지고 있지만 담 안쪽에 있는 루돌프의 집은 평온하다. 극단적인 대비를 통해 역사의 비극과 인간의 악마성을 조명한다.

특이한 영화다. 영화는 유대인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다.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 대상이 없는 셈. 영화가 묘사하는 나치 장교 일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관객은 일가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 불편함이 감독이 기대하는 핵심 정서다.

박평식은 9점을 매기며 “고요한 잔악, 절멸의 사운드”란 평을 내놨다. 다른 영화평론가들의 점수도 후하다. 김경수는 “벽 하나를 두고 일상성과 폭력, ‘쇼아’와 ‘사울의 아들’을 횡단하며 다시 쓴 홀로코스트 영화사”란 평과 함께 만점인 10점을 줬다.

박평식이 9점을 주며 자신만의 만점을 매긴 영화에는 ‘천공의 성 라퓨타’,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화씨 9/11’, ‘밀리언 달러 베이비’, ‘카게무샤’, ‘중앙역’, ‘대부 2’, ‘이집트 왕자’, ‘마스터’, ‘액트 오브 킬링’이 있다.

한편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다음달 5일 개봉한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점. / 씨네21 캡처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점. / 씨네21 캡처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