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 2270조원어치 석유·천연가스 매장 가능성… 월요일 발칵 뒤집은 소식

2024-06-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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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사실이라면 대박”... 일각선 “설레발 조심”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텔레비전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현안과 관련해 첫 국정 브리핑이 생중계되고 있다. / 뉴스1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 텔레비전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현안과 관련해 첫 국정 브리핑이 생중계되고 있다. / 뉴스1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 에너지 자원 개발의 새로운 전기가 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관련 기관이 영일만 일대의 해저 지질을 조사한 결과, 상당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발견이 현실화하면 에너지 자립도 향상과 경제적 이익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치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정도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시총은 455조원 수준이다. 약 2270조원 가치에 이른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추가적인 정밀 탐사와 시추 작업을 통해 실제 매장량을 확인하고, 상업적 개발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에너지 자원 개발을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수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환경 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석유공사 등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해저 지질 분석과 지구물리 탐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장 가능성을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발표는 국내 에너지 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사실이라면 대박” 등의 반응을 보이며 국내 에너지 자원 개발의 새로운 전기를 여는 소식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다만 “설레발을 조심해야 한다” 등의 반응도 없진 않다. 실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집권 때인 1976년 1월 15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영일만 부근에서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됐다. 경제성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성분 분석 결과 질이 매우 좋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민은 산유국 꿈이 실현됐다고 기뻐했지만 1년 뒤 정부는 경제성이 없어 개발을 중단했다.

석유 시추 자료사진. / 픽사베이
석유 시추 자료사진. / 픽사베이

한국에서 상업적인 석유 시추가 가능해지면 경제적, 사회적, 외교적, 환경적으로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에너지 안보가 크게 강화될 수 있다.

먼저 경제적인 측면에선 에너지 자립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석유 자원을 자체적으로 확보함으로써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 수입 대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석유 수입 비용이 절감되면 무역 수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는 외환 보유고를 증가시키고 국가 재정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 석유 탐사, 시추, 생산, 정제 등 전 과정에서 다양한 직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률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사회적 이익 측면에선 석유 생산 지역 주변의 인프라 개발과 생활 수준 향상이 기대된다. 도로, 항만, 주거 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다. 석유 시추와 관련된 첨단 기술의 개발과 적용이 이뤄지면서 기술력 향상과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외교적 이익도 놓칠 수 없다. 자원 부국 입지를 확보해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이 강화된다.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외교적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다른 국가들과의 에너지 협력과 교류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외교 관계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한국은 자국 내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여러 차례 석유 시추를 시도해왔다. 1970년대 초 정부는 석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자원 탐사를 추진했다. 1972년 대한석유공사(현 한국석유공사)가 설립됐고, 서해와 동해에서 본격적인 석유 탐사가 시작됐다. 1977년 울산 앞바다에서 국내 최초로 석유가 발견됐으나 상업적 생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1980년대에는 동해에서 몇 차례 시추가 이뤄졌다. 1984년 동해-1 유전에서 천연가스가 발견돼 1986년부터 생산이 시작됐다. 동해-2 유전에서도 추가적인 천연가스가 발견됐으나, 석유는 발견되지 않았다. 1990년대에는 기술 발전과 함께 탐사 범위가 넓어졌으나, 여전히 대규모 석유 매장지를 발견하지 못해 경제적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2000년대 들어 한국은 해외 자원 개발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석유와 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했다. 이는 국내 자원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최근에는 다시 국내 해양 자원 탐사가 주목받고 있다. 동해와 서해에서의 탐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기술 발전과 함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23년 동해에서 대규모 천연가스 매장지가 발견돼 주목받기도 했다.

한국의 석유 시추 시도는 비록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한 사례가 많았으나, 기술적 경험과 자원 개발 역량을 축적하는 데 기여했다. 현재도 지속적인 탐사와 개발 노력을 통해 국내 자원 확보에 힘쓰고 있으며, 해외 자원 개발과 병행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