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영일만 산유국의 꿈’ 실현되나...포항 앞바다 140억 배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2024-06-0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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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첫 유전 탐사 65년만에 본격 시추
탐사 시추 성공률 20% 정도 ‘굉장히 높은 수치’
경북도.포항시, 정부 후속 진행 상황 주시하며 준비에 분주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면서 포항을 중심으로 ‘산유국의 꿈’ 실현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5월31일 포항 영일만항에서 개최한 ‘최첨단 3D/4D 물리탐사연구선 탐해 3호 취항식’/포항시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면서 포항을 중심으로 ‘산유국의 꿈’ 실현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5월31일 포항 영일만항에서 개최한 ‘최첨단 3D/4D 물리탐사연구선 탐해 3호 취항식’/포항시

[포항=위키트리]이창형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면서 포항을 중심으로 ‘산유국의 꿈’ 실현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전 준비작업을 거쳐 올해 말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란 것이 정부의 설명이어서 국내외 관련산업계는 물론, 경북도와 포항시도 관련 준비에 분주하다.

◆윤석열 대통령 “동해 석유·가스 140억 배럴 … 시추 승인”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 룸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히고 “오늘 산업통상자원부의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탐사시추계획을 승인했다”고 했다.

정부는 2027∼2028년쯤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 2035년쯤에는 ‘상업적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는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사용량을 기준으로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면서“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석유가스전 개발은 물리 탐사, 탐사 시추, 상업개발 이렇게 세 단계로 진행이 되는데, 지금부터는 실제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지, 실제 매장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탐사 시추 단계로 넘어갈 차례”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1개당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 세계 최고의 에너지개발 기업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사전 준비작업을 거쳐 금년 말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에 배석, “140억 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그중 4분의 3이 가스, 4분의1이 석유로 추정된다”면서“추정 매장량의 가치가 현시점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도 이날 백브리핑에서 "탐사 시추 성공률은 20% 정도다. 굉장히 높은 수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투자 비용과 관련해서는 "정부 재정지원, 석유공사의 해외투자 수익금, 해외 메이저기업 투자유치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며 "1공 시추에 1000억원 이상의 재원이 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지만 관계 부처 및 국회와 협의를 거쳐 필요 재원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1959년 첫 유전 탐사 65년만에 본격 시추

국내의 연근해 자원 탐사·개발은 1973년 1차 석유파동으로 인해 그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동 석유 수입이 끊어지자 원유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가 1977년 동력자원부를 신설하는 등 국내 에너지 자립과 원유 비축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석유탐사는 1959년 국립지질조사소에 의해 전남 해남의 우황리 일대에서 실시됐다.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1964년 시작된 포항 지역 석유탐사도 실패로 돌아갔다.

국내 석유탐사는 대륙붕에서 이뤄졌는데, 1970년대 외국 석유회사들이 조광권을 설정해 한정된 지역에 대하여 간헐적으로 이뤄졌다.

본격적으로 탐사가 추진된 것은 1979년 한국석유공사 설립 이후부터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해역에 설치한 시추공은 동해에 27개, 서해와 남해(JDZ 포함)에는 각각 7개, 15개(한국석유공사 2022년 9월 말 기준) 정도다.

1990년대 후반에 4500만 배럴 규모의 동해 가스전을 발견해 3년 전인 2021년까지 상업생산을 마친 바 있다.

◆경북도.포항시, "영일만 산유국의 꿈 실현, 행정력 총동원 준비"

경북도와 포항시는 '영일만 산유국의 꿈 실현'의 기회가 다시 왔다며 행정력을 총 동원해 준비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

포항시 관계자는 "1964년 포항 앞바다 석유탐사 당시 전국민적 시선이 포항에 집중됐지만 아쉽게도 실패로 돌아갔다"며"당시에 대비해 탐사기술력이 한층 발전된 상황에서 이번 정부의 발표에 성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포항은 2차전지, 수소산업 등 미래산업이 총집결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석유 등의 산업까지 가세할 경우 그 미래가치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며"경북도와 함께 후속대책 등 모든 지방정부의 행정력을 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home 이창형 기자 chang@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