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휴가 계획 세우는데 우울하게 집콕하는 당신을 위한 여름맛 영화

2024-06-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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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여름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

바람마저 따뜻한 여름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많은 이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부지런히 세우는 반면 그 열기에서 밀려난 소수는 조용히 씁쓸함을 삼킨다. 이럴 때 필요한 건 공허함을 채워줄 여름 맛 영화다. 적막한 방 안을 여름 햇살이 들이치는 피서지로 만들어 줄 영화를 소개한다.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스틸컷 / (주)엔케이컨텐츠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스틸컷 / (주)엔케이컨텐츠

1.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평범하고 어중간한 삶에 질려 있다면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기상천외한 일을 벌여보자. 이 영화 속 스즈메처럼 말이다. 스즈메는 애완용 거북이에 사료를 주는 등 특별한 일 없는 일상을 살아간다. 그런 일상에 무료함을 넘어 실망감까지 느낄 때쯤 그녀는 스파이 모집 광고를 발견한다. 어떻게 그녀가 스파이가 될 수 있었을까. 평범한 삶 때문에 주눅 들어 있다면 스즈메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영화 '애프터양' 스틸컷 / (주)영화특별시SMC, (주)왓챠
영화 '애프터양' 스틸컷 / (주)영화특별시SMC, (주)왓챠
영화 '애프터양' 스틸컷 / (주)영화특별시SMC, (주)왓챠
영화 '애프터양' 스틸컷 / (주)영화특별시SMC, (주)왓챠

2. 애프터양

인간을 동경하는 로봇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쌍방의 동경을 그린 '애프터양'. 나쁜 일도, 좋은 일도 없이 그저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감정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뜨거운 여름처럼 생동감 넘치던 기억 속의 나는 마치 꿈처럼 아득히 멀게 느껴진다. 인간과 로봇 중 어느 쪽에도 소속되지 못한 감정을 느끼는 양의 모습은 지친 현대인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3. 중경삼림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왕가위의 영화로 항상 꼽히는 '중경삼림'은 멜로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중경삼림'을 멜로드라마로만 본다면 그것만큼 영화를 시시하게 만드는 일도 없을 것이다. 왕가위가 어느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중경삼림'도 수많은 그의 다른 영화처럼 '사랑에 대한 영화'다. 단순히 러브 스토리가 아니다. 왕가위의 시선으로 짚어보는 사랑은 상상을 자극한다. 여름밤, 더위와 온갖 상념으로 잠을 설칠 때 가장 필요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4.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찬욱 감독의 영화답게 청량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은 아니다. 언뜻 경쾌해 보이지만 사실은 너무 우울해서 차라리 눈을 돌려버리고 싶은 이야기를 다룬다. 다만 이 영화는 며칠째 이어진 장마로 여기저기 생긴 물웅덩이에 힘껏 내리쬐는 햇볕을 떠올리게 한다. 싱그럽고 풋풋한 여름이 있다면 축축하지만 비에 젖은 흙냄새가 향기로운 여름도 있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 오드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 오드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 오드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 오드

5. 플로리다 프로젝트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어른이 되면 잊어버리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아련하게 불러온다. 다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 추억은 그늘 한 점 없이 빛날 수도 있지만 지울 수 없는 얼룩 때문에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 쨍한 여름의 플로리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순간과 행복이 스친 자리에 남는 씁쓸함을 한 편의 동화처럼 묘사한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