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인근 차량 역주행 사고, 경찰이 사흘 만에 첫발 뗐다
2024-07-04 17:54
add remove print link
경찰-국과수, 현장검증도 실시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일어난 차량 돌진 사고로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운전자 차 모(68) 씨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가 이뤄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4일 오후 3시경 입원 중인 차 씨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의 일이다. 차 씨는 사고 당시 갈비뼈 10개 골절과 왼쪽 폐 손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었기에 경찰은 이번 조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경찰 관계자는 "차 씨의 상태가 좋지 않아 조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일부 언론 인터뷰로 유리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국민 법감정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차 씨는 이전 인터뷰에서 "차량이 급발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동승자였던 차 씨의 부인 김 모(66) 씨도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사고 현장에서 3D 스캐너와 각종 장비를 동원해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차량 급발진과 브레이크 미작동 주장에 대한 재확인 작업이었다.
차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26분께 차를 타고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다 횡단보도로 돌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시청 직원과 시중은행 직원, 병원 직원 등 보행자 9명이 숨졌다. 부상자까지 합치면 사상자는 총 14명이며, 차 씨 부부를 포함하면 총 16명이다.

경찰은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지만, 체포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치료가 진행 중이며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차 씨는 경기도 안산 소재 모 버스운수업체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재직 중 사고 경력이 없던 베테랑 기사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쉬는 날이었으며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열린 처남 칠순잔치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던 중 이 같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