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너 대실망…“외국인 감독 이제 절대 안 올 듯” 말 나오는 이유

2024-07-0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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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후보자들에게 언질도 없이 홍명보 감독 내정 발표한 협회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에 포함됐던 데이비드 와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의 대처에 불쾌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로,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을 지휘하게 됐다. / 뉴스1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로, 홍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을 지휘하게 됐다. / 뉴스1
데이비드 와그너 감독 / 유튜브 'HTAFC'
데이비드 와그너 감독 / 유튜브 'HTAFC'

데이비드 와그너 감독이 홍명보 감독의 내정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실망감을 넘어 굉장히 불쾌해했다고 스포츠조선이 9일 보도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와 와그너 감독은 지난 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힐튼 호텔에서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대면 면접을 진행했다.

전날인 3일 거스 포옛 그리스 대표팀 감독과 스페인에서 미팅을 한 뒤 독일로 이동해 와그너 감독을 만난 것이다. 이 내용은 이 이사가 8일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선임을 발표하며 직접 밝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가 면접을 진행한 외국인 감독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대표팀 감독 선정 결과를 무작정 발표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매체에 따르면 와그너 감독은 이 이사를 필두로 한 대한축구협회 협상팀과 만난 뒤 한국 대표팀을 맡을 거라고 기대했다. 와그너 감독은 이 자리에서 민감한 주제인 연봉이나 국내 상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어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그너 감독은 면접 준비도 철저히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 대표팀 운영 방안부터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만날 중동팀들에 대한 대처법 등 상세한 내용을 담은 50페이지 분량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또 양민혁, 이한범, 엄지성 등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신예로 주목받는 선수들의 존재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와그너 감독은 당시 경기 운영 방식과 훈련 프로그램을 짜겠다는 게임 모델, 훈련 모델 영상도 소개했다고 한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대표팀 후보 1순위였던 제시 마치 감독에 이어 한국행에 열의를 보인 지도자였다.

와그너 감독 측은 면접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 이 이사 측에 조건을 전달한 뒤 계속 연락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러나 와그너 감독 측은 지난 7일 오후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심지어 협회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이에 와그너 감독 측은 황당함과 실망감을 넘어 불쾌함까지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이 선임되지 않을 수 있지만 후보자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다른 감독 선임을 발표한 것에 매우 황당해했다는 것이다.

협회는 심지어 후보자에 대한 예의마저 갖추지 않았다. 이 이사는 브리핑 현장에서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와그너 감독으로 추정되는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늘어놨다.

이 이사는 "한 분은 굉장히 강도 높은 압박을 강조하는 철학을 지녔다. 그 철학을 존중한다. 과연 우리가 빌드업을 시작하면서 미래로 가는데 이런 압박 철학을 가진 분을 선수들에게 붙이는 게 맞을까"라며 "이 확고한 철학을 선수들이 대표팀 소집 기간 10일 안에 이해하면서 경기를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라고 말했다. 와그너 감독은 전방 압박을 중요시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제 어떤 외국인 감독도 한국 대표팀에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네티즌들은 "홍명보 하나 뽑으려고 외국인 에이전시랑 감독 몇 명이랑 척지는 거냐", "저런 에이전시들 척지면 소문 돌고 안 좋은데", "이건 좀 큰데…이제 외국인 감독들 안 올 듯", "저럴 거면 유럽을 왜 간 거냐", "이제 한국 국대 감독 제의는 여론 의식해서 하는 척하는 하나의 쇼로 인식되겠다. 해외 관광도 하고 얼마나 좋냐" 등 반응을 보였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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