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1순위였는데…축구협회가 놓친 '국대 감독 후보', 제대로 일 냈다
2024-07-1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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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1순위로 거론됐던 외국인 감독, 메이저 대회서 돌풍
한때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1순위로 거론됐던 제시 마시 캐나다 대표팀 감독이 코파 아메리카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제시 마시(50) 감독이 이끄는 캐나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와 함께 '죽음의 A조'에 속해 있었지만, 1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조 2위에 올라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후 8강전에서 '다크호스' 베네수엘라를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특히 10일 캐나다는 FIFA 랭킹 1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점유율, 슈팅 수, 빅찬스 등 주요 지표에서 아르헨티나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리오넬 메시, 훌리안 알바레스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상대로 크게 밀리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는 마시 감독의 전략과 선수들의 헌신적인 플레이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마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 부족한 것 중 하나는 킬러 본능이었다. 그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 팀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점은 내가 원하는 팀이 되겠다는 선수들의 헌신이다. 나도 국가대표 감독이 되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마시 감독은 캐나다로 부임한 지 불과 6주 만에 팀을 메이저 대회 4강으로 이끌었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의 높은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미국 출신인 마시 감독은 미국 대표팀과 RB 라이프치히, FC 레드불 잘츠부르크, 리즈 유나이티드 FC를 거쳐 캐나다 대표팀 사령탑이 됐다. 그는 부임하기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차기 국가대표 감독으로 강력 추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박 위원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마쉬 감독이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스스로도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에서 황희찬과 사제의 연을 맺은 인연이 있어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며 "3월에 마시 감독과 접촉했고, 그도 긍정적으로 의사를 표해서 어느 정도 접점만 잘 맞추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마시를 잘 몰랐고 협상이 지연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이후 마시 감독과 축구협회의 협상은 결렬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외국인 감독 후보 대신 홍 감독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 "홍명보 감독이 외국 감독보다 더욱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며 "외국인 감독들이 외국 명문 구단 등을 거친 경험은 존중하지만 그들의 뚜렷한 철학을 우리 대표팀에 입히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