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역사상 관객동원 1위 작품까지...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곳에서 촬영되고 있었다

2024-07-1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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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스튜디오가 K-콘텐츠를 망친다] ② 흥행 1위 작품까지…

파주시를 비롯한 경기 북부지역은 K-콘텐츠 산실로 불린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상당수가 이곳의 스튜디오에서 촬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K-콘텐츠의 제작 중심지라는 칭찬은 그저 허울 좋은 말일 뿐이다. 대부분의 스튜디오가 불법 건물이란 음습한 이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드라마와 영화들이 불법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K-콘텐츠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단 말이 나온다. 왜 이런 문제가 벌어졌는지, 지금이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짚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화 '명량' 스티컷
영화 '명량' 스티컷

영화 '명량'은 한국영화의 전설로 남을 만한 작품이다. 김한민 감독이 연출하고 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역대 한국영화 시장 관객 수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761만명이라는 전무후무한 관객을 동원했다. 이 영화의 촬영엔 건축물대장상 창고와 공장을 스튜디오로 이용하는 업체가 개입했다. 불법 스튜디오는 경기 가평군과 남양주시에 있다.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이 최근 베일을 벗었다. '화인가 스캔들'은 재벌그룹인 화인그룹의 며느리이자 전직 골프 선수인 주인공 오완수(김하늘)와 그의 경호원 서도윤(정지훈)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 스릴러 드라마다. 오랜만의 정지훈 복귀작이라는 점, MBC 드라마 '뉴하트' '선덕여왕' '최고의 사랑'을 연출한 박홍균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 제작비 빵빵하기로 유명한 디즈니+의 작품이라는 점이 맞물려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 역시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있는 불법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디즈니+ '화인가 스캔들'의 스틸컷
디즈니+ '화인가 스캔들'의 스틸컷

K-콘텐츠의 대표작이거나 대표작을 자처하는 작품들이 이렇게 불법 시설에서 양산되고 있다. 이들 작품뿐만이 아니다.

‘명량’에 참여한 F스튜디오는 가평군과 남양주시에서 각각 창고와 공장으로 허가를 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영화 ‘터널’, ‘은밀하게 위대하게’, ‘최종병기 활’, ‘서부전선’, ‘해적’, ‘악마를 보았다’ 등 유명 영화의 촬영에 참여했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스틸컷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스틸컷
영화  ‘악마를 보았다’ 스틸컷
영화 ‘악마를 보았다’ 스틸컷

건축물대장상 공장시설인 경기 파주시 회동길의 스튜디오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 참여했다.

건축물대장상 제2종근린생활시설인 파주시 탄현면의 B스튜디오는 그룹 ITZY(있지) 유나의 '옛, 벗(Yet, but)'과 우아!(woo!ah!)의 '롤러코스터(Rollercoaster), (여자)아이들) 우기의 ‘프릭(FREAK) 뮤직비디오의 촬영에 참여했다. 트로트 가수 영탁도 이곳에서 버추얼 영상을 촬영했다.

노스페이스, 라도, 위블로, 고려아연, 롯데캐슬, 메트로시티, 코오롱스포츠, 네파, 웨스트우드, 아이더, 밸롭, 굿웨어몰, 동원F&B, 맥도날드, 남양유업 등 유명 회사의 광고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심지언 강원도 홍보 광고까지도 이곳에서 찍혔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서 드라마, 영화, 방송, 뮤직비디오, 광고, 홈쇼핑 인서트영상, 화보, 제품촬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찍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룹 ITZY(있지) 유나의 '옛, 벗(Yet, but)'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그룹 ITZY(있지) 유나의 '옛, 벗(Yet, but)'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화인가 스캔들'을 찍은 D스튜디오는 디즈니+ ‘한강’, Genie TV 드라마 ‘남남’, KBS 드라마 ‘왜 그래 풍상씨’, ‘순정복서’, ‘커튼콜’, ‘꽃 피면 달 생각하고’, JTBC 드라마 ‘괴물’, 채널A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 MBC 드라마 ‘검법남녀’, ‘사생결단 로맨스’, TV조선 ‘바벨’, 넷플릭스 ‘인간수업’의 촬영에 참여했다.
MBC 드라마 ‘검법남녀'의 스틸컷
MBC 드라마 ‘검법남녀'의 스틸컷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드라마, 광고가 이처럼 불법 스튜디오에서 찍히고 있지만 지자체와 소방당국은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시리즈 3편으로 이어집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