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49재에 참석 안 하고 삼계탕 잔치 연 기독교 누나들과 연 끊고 싶습니다”

2024-07-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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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부모님은 불교 신자, 누나 두 명은 기독교 신자”

종교적인 이유로 어머니 49재에 참석하지 않은 딸들이 당일 삼계탕 잔치를 벌인 사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제사상과 삼계탕 (참고 사진) / yesouime·photohwan-shutterstock.com
제사상과 삼계탕 (참고 사진) / yesouime·photohwan-shutterstock.com

최근 방송된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에 어머니의 사망 후 종교 문제로 인해 누나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남성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에 따르면 그와 부모님은 불교 신자, 누나 두 명은 기독교 신자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49재를 지내자는 A 씨의 제안에 누나들은 "우리는 불교가 아닌데 왜 불교 의식을 지켜야 하느냐"며 반발했다.

A 씨는 "과거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누나들은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49재를 거부했다. 매년 아버지 제사도 어머니와 나, 그리고 내 아내만 지냈다. 이번에도 나와 아내만 매주 제사상을 차렸다. 49일째 되는 날에도 우리 둘만 산소에 가서 제를 올렸다"고 밝혔다.

종교적인 이유로 어머니 49재에 참석하지 않은 딸들이 당일 삼계탕 잔치를 벌인 사연 이미지 / 유튜브 'JTBC 뉴스'
종교적인 이유로 어머니 49재에 참석하지 않은 딸들이 당일 삼계탕 잔치를 벌인 사연 이미지 / 유튜브 'JTBC 뉴스'

그날 저녁 누나와 매형들이 부른 자리에 갔다는 A 씨는 초복이라며 큰누나가 키우던 닭을 잡아 삼계탕 잔치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A 씨는 "어머니 49재를 지내고 온 날 가족들이 다 모여 몸보신을 하겠다는 생각이 너무 기가 막히고 화가 났다. 진지하게 누나들과 연을 끊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 신자인 부모님의 49재도 챙기지 않으면서 삼계탕 잔치까지 연 누나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49재는 불교 의식이기보다는 우리 고유의 의식이다. 망자에 대한 예의로 봐야 할 것 같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불교 신자라면 그것에 맞게 챙겨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양지열 변호사도 "망자를 존중하는 것이 상례다. 장례 의식은 종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망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후손들이 모여 추모하는 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9재는 안 챙기면서 초복을 챙기는 게 이상하다. 대한민국이 영양이 부족해서 복날에 꼭 단백질을 섭취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 않냐. 돌아가신 부모님과 누나들이 사이가 나빴던 기구한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남동생이 49재를 통해 어머니를 보내드린 날에 삼계탕을 먹고 잔치 분위기를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저도 기독교인이지만 제보자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된다. 부모님 49재에 삼계탕을 먹고 있는 누나들에 대한 분노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이해되지만, 제보자의 생각이나 삶의 태도처럼 누나들의 판단이나 삶의 방식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종교 떠나 망자 추모날 잔치를 벌이는 건 실례"라는 입장과 "각자의 판단과 삶의 양식을 존중해 줘야 한다"는 의견으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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