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과장해 실망…" 황희찬 향해 모욕 발언한 가해 구단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울버햄튼 원더러스(이하 울버햄튼) 소속 황희찬이 이탈리아 클럽 코모 1907(이하 코모) 선수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 이에 코모 측이 해명의 입장을 내놨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 소속 황희찬이 프리 시즌 연습 경기 도중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 코모 측 선수로부터 지난 15일(현지 시각)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

해당 소식을 들은 축구 팬들은 격분했고 코모는 "인종차별 발언은 없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코모는 “우리 클럽은 인종차별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울버햄튼과의 경기에서 코모 선수들은 황희찬을 향해 ‘그냥 무시해. 그는 본인이 재키 찬(성룡)이라고 생각하나 봐’라고 말했다. 인종차별 발언은 없었다”고 지난 16일(한국 시각) 구단 홈페이지와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해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황희찬의 이름과 동료들이 그를 ‘Channy'(차니·황희찬 애칭)라고 부르는 것과 연관이 있다”며 “우리 선수는 의도적으로 상대를 깎아내리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일부 울버햄튼 선수들이 이 사건을 과장해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재키 찬’이라는 표현이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울버햄튼은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코모와의 연습경기를 지난 15일(현지 시각) 치렀다.

이 경기에서 황희찬은 후반에 출전했고, 코모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이에 울버햄튼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분노하며 해당 발언을 한 선수에게 주먹을 날려 퇴장당했다. 다른 동료들도 격분해 신경전을 벌였다.

경기 후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은 “황희찬이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 황희찬에게 계속 뛸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게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황희찬이 모욕적인 일을 겪었음에도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황희찬은 팀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칭찬했다.

울버햄튼 구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단 측은 “어떤 형태로든 인종차별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사건은 2019년 미국 음료 브랜드 스무디킹 매장의 한 점원이 한국인 고객을 '재키 찬'이라고 불러 인종차별 논란이 된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해당 점원은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