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실패해서 참 다행" 펜싱 금메달 오상욱, 멘탈 보인다
2024-07-2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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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전 네이버 스포츠스토리텔러에 글 연재
파리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의 과거 글이 화제다.
오상욱은 지난해 연말까지 네이버 스포츠스토리텔러에 글을 연재했다.
펜싱 선수로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때 이미 그는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게 목표라고 밝혔었다.
연재 글을 보면 오상욱이 올림픽을 위해 얼마나 땀을 흘리고 묵묵히 달려왔는지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겸손'을 잊지 않았다.

오상욱은 “수술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발목을 보호한답시고 여전히 딱딱하고 무거운 펜싱화를 찾아 신는 ‘겁쟁이’”이자 “트라우마 때문에 다리를 찢는 동작을 할 때면 여전히 발을 쫙 뻗지 못하고 움츠러드는 ‘소심쟁이’ ”라고 소개했다.
오상욱은 한때 부상 후유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는 "상대가 제 앞에 서 있으면, 또다시 상대의 발을 밟고 다칠까 두려워 앞발을 쭉 뻗지 못하는 펜싱 선수가 되어 버렸다”고 했다.
오상욱은 “저는 지금도 여전히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지금도 다리를 찢으며 공격해 들어가는 동작을 취할 때면 이 트라우마는 제 안에서 확연히 되살아난다. 어쩌면 저는 내년 파리올림픽 피스트 위에 설 때까지도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할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어쩌면 저는 100% 완벽하게 준비되지 못한 모습으로 파리올림픽이라는 큰 무대 위로 올라갈지도 모른다”면서도 “그래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트라우마가 있는 오상욱도, 100% 완벽하지 않은 오상욱도 모두 오상욱이니까”라고 말했다.
오상욱은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제가 더 높이 올라가지 못했던 것은 오심이 아닌 바로 저 자신 때문이었다. 불안해하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저 자신이 바로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애칭인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로 불리는 선후배 동료와 단체전을 치르며 그런 불안감을 치유할 수 있었다며 “빨리 실패해서 참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파리 올림픽 전 오상욱은 “솔직히 고백하자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저는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재활을 선택한 것이 다행이었다는 생각, 그리고 대표팀 복귀가 늦어지더라도 좀 더 일찍 그리고 좀 더 오래 재활에 매달렸어야 했다는 작은 후회가 들었을 뿐”이라며 “이유는 간단하다. 제 목표는 파리 올림픽이니까요. 재활하면서도,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도 했던 생각은 이 한 가지뿐이었다”고 전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