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입점 판매자들, 분노 가득한 회의 현장

2024-07-2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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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실업자 쏟아져 나올 것"

티몬·위메프 입점 판매자들이 억울함과 분노를 쏟아냈다.

28일 연합뉴스는 판매자들의 대책 회의 현장을 전했다. 회의는 서울 역삼역 인근 한 건물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티몬과 위메프에서 물건을 팔고 판매대금 정산을 받지 못했다. 사업 부도 위기에 처한 이들도 있다.

이들이 받지 못한 금액은 대략 추산해도 1000억 원 정도나 된다.

26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현장 접수 대신 온라인과 고객센터 중심으로 환불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문에 항의하고 있다. / 뉴스1
26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현장 접수 대신 온라인과 고객센터 중심으로 환불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문에 항의하고 있다. / 뉴스1

판매자 240여명은 단체카톡방을 만들어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에서 쌀을 판매해온 H사는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석 달간 판매대금 15억 원을 받지 못했다.

H사 관계자 최 모 씨는 지난 4월부터 티몬·위메프가 이해할 수 없는 역마진 마케팅을 동원하는 등 수상한 기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원래 우리는 티몬과 거래가 없었다"며 "4월부터 티몬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역마진 쿠폰이 붙으면서 쿠팡과 G마켓(지마켓)의 판매율이 뚝 떨어졌고 그 와중에 중소기업유통센터를 통해 티몬에 입점했다"고 설명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큐텐 본사 앞에서 피해자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문구를 우산에 붙이며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 뉴스1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큐텐 본사 앞에서 피해자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문구를 우산에 붙이며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 뉴스1

그는 실제 티몬에서 6∼7월 두 달간 매출이 지난해 1년 치에 맞먹을 정도로 늘어나 미심쩍어 티몬 상품기획자(MD)에게 문의했더니 나스닥 상장을 위해 매출 규모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라며 '괜찮다' 답이 돌아왔다고 최 씨는 말했다.

최 씨는 "돌아보면 그때부터 티몬과 위메프에서 자금 경색 징후가 있었고 이를 막으려 무리한 역마진 쿠폰을 남발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소기업유통센터라는 정부 기관이 주선한 플랫폼에서 눈 뜨고 코 베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코인이나 부동산 투기를 한 것도 아니고 우리는 성실하게 일을 한 것밖에 없는데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큐텐이 느닷없이 우리를 거지로 만들었다. 중대형 셀러가 먼저 타격을 받았지만 앞으로 소형 셀러와 납품업자, 1차 생산업자에게까지 여파가 걸 것"이라며 "그로 인해 많은 실업자가 쏟아져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명품 또는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J사 대표 박 모 씨도 티몬이 4∼5월부터 공격적으로 진행한 역마진 프로모션을 언급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현장 접수 대신 온라인과 고객센터 중심으로 환불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문에 항의하고 있다. / 뉴스1
26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현장 접수 대신 온라인과 고객센터 중심으로 환불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문에 항의하고 있다. / 뉴스1

박 대표는 "우리와 상의 한마디 없이 모든 카테고리에서 최대 35%의 역마진 쿠폰이 붙었다. 100만 원을 팔면 35만 원을 손해 보는 구조였지만 강행했다"면서 "2013년부터 티몬과 거래를 해왔는데 6∼7월 매출이 지난해 1년치보다 많은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달 부가가치세를 못 낼 정도로 형편이 어렵다. 직원이 많지 않지만, 급여는 줘야 하기에 밤잠을 설친다"며 "판매대금을 빼돌리지 않았다면 어느 통장에 있을 텐데 단 10원도 못 받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작은 일이 아니다. 어느 판매자든 대출이 껴있을 것"이라며 "도미노처럼 파산이 이어지면 국내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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