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입점 판매자들, 분노 가득한 회의 현장
2024-07-2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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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실업자 쏟아져 나올 것"
티몬·위메프 입점 판매자들이 억울함과 분노를 쏟아냈다.
28일 연합뉴스는 판매자들의 대책 회의 현장을 전했다. 회의는 서울 역삼역 인근 한 건물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티몬과 위메프에서 물건을 팔고 판매대금 정산을 받지 못했다. 사업 부도 위기에 처한 이들도 있다.
이들이 받지 못한 금액은 대략 추산해도 1000억 원 정도나 된다.

판매자 240여명은 단체카톡방을 만들어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에서 쌀을 판매해온 H사는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석 달간 판매대금 15억 원을 받지 못했다.
H사 관계자 최 모 씨는 지난 4월부터 티몬·위메프가 이해할 수 없는 역마진 마케팅을 동원하는 등 수상한 기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원래 우리는 티몬과 거래가 없었다"며 "4월부터 티몬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역마진 쿠폰이 붙으면서 쿠팡과 G마켓(지마켓)의 판매율이 뚝 떨어졌고 그 와중에 중소기업유통센터를 통해 티몬에 입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티몬에서 6∼7월 두 달간 매출이 지난해 1년 치에 맞먹을 정도로 늘어나 미심쩍어 티몬 상품기획자(MD)에게 문의했더니 나스닥 상장을 위해 매출 규모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라며 '괜찮다' 답이 돌아왔다고 최 씨는 말했다.
최 씨는 "돌아보면 그때부터 티몬과 위메프에서 자금 경색 징후가 있었고 이를 막으려 무리한 역마진 쿠폰을 남발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소기업유통센터라는 정부 기관이 주선한 플랫폼에서 눈 뜨고 코 베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코인이나 부동산 투기를 한 것도 아니고 우리는 성실하게 일을 한 것밖에 없는데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큐텐이 느닷없이 우리를 거지로 만들었다. 중대형 셀러가 먼저 타격을 받았지만 앞으로 소형 셀러와 납품업자, 1차 생산업자에게까지 여파가 걸 것"이라며 "그로 인해 많은 실업자가 쏟아져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명품 또는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J사 대표 박 모 씨도 티몬이 4∼5월부터 공격적으로 진행한 역마진 프로모션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우리와 상의 한마디 없이 모든 카테고리에서 최대 35%의 역마진 쿠폰이 붙었다. 100만 원을 팔면 35만 원을 손해 보는 구조였지만 강행했다"면서 "2013년부터 티몬과 거래를 해왔는데 6∼7월 매출이 지난해 1년치보다 많은 이상 현상이 나타난 것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달 부가가치세를 못 낼 정도로 형편이 어렵다. 직원이 많지 않지만, 급여는 줘야 하기에 밤잠을 설친다"며 "판매대금을 빼돌리지 않았다면 어느 통장에 있을 텐데 단 10원도 못 받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작은 일이 아니다. 어느 판매자든 대출이 껴있을 것"이라며 "도미노처럼 파산이 이어지면 국내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