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양궁 10연패 신화 달성하자… 곧바로 '재조명' 받은 역대급 사연, 전 국민 깜짝 놀랄 듯
2024-07-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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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기간 중 재조명된 여자 양궁 대표팀 감동 일화
대한민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라는 대기록의 신화를 이룩했다.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이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여자 양궁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섰다.

이런 가운데 재조명받고 있는 여자 양궁 대표팀 일화가 있다. 바로 '원칙과 믿음이 만든 기적',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대표팀이었던 최현주와 양궁협회가 써 내려간 각본 없는 드라마에 대한 내용이다. 이 내용은 최근 방영된 KBS의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특집 다큐 '대작전 X10'에서도 공개돼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한국 양궁은 올림픽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치열하다. 그만큼 선발 과정은 매우 공정하며, 이 과정을 거쳐 최현주, 기보배, 이성진이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양궁 종목에 출전할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양궁 여자 단체전은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었고, 국민들도 금메달 획득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대한민국 양궁 여자 대표팀은 큰 위기를 맞이했다. 대표팀 맏언니인 최현주의 기량 저하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최현주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로 올라왔지만, 훈련 도중에는 10점을 쏘다가도 6점을 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이로 인해 최현주를 대신해 선발전에서 4위를 한 선수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진지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양궁협회는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올곧은 원칙을 고수했다. 공식적인 선발로 뽑힌 선수를 훈련 도중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중간에 교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양궁협회는 최현주를 믿고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대작전 X10' 방송에서 최현주는 "10점을 쏘다가 6점을 쏘는 일이 있었다. 지도자들과 선수들, 협회 모두 난리가 났다. 나 때문에 회의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무거운 분위기의 당시를 회상했다.
최현주의 컨디션이 계속해서 올라오지 않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최현주는 무명 선수로 국가대표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더욱 반발이 컸다. 당시 기사에서 최현주는 대표팀 '구멍'으로 지목되는 등 불안감이 고조됐다. 로이터 통신은 랭킹라운드가 끝난 후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양궁 독주가 끝날 것이다. '신인' 최현주가 한국의 약점"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여러 우려가 있었지만 양궁협회는 최현주를 끝까지 믿고 지원했다. 불안한 상황 속에서 2012 런던올림픽이 시작되었고, 양궁 여자 대표팀은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숙적 중국이었다. 결승전 당일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양 팀 모두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첫 번째 엔드는 양 팀 모두 낮은 점수로 마무리했다. 두 번째 엔드가 시작되고 중국 대표팀은 9-9-9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첫 번째 활은 7점이었다. 다음 차례는 최현주였다. 그 순간 최현주는 기적 같은 10점을 쏘아냈다. 이어서 또다시 10점을 쏘며 팀을 지탱했다. 세 번째 엔드에서도 최현주는 두 번의 10점을 쏘아내며 팀을 방어했다. 마지막 엔드에서도 최현주는 10점을 추가하며 5연속 10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중국은 총점 209점으로 마무리했다. 대한민국은 마지막 세 발을 남겨뒀을 당시 이성진이 9점을 쏘고, 최현주는 8점을 기록했다. 최종 마지막 한 발은 에이스 기보배의 차례였다. 기보배는 9점을 쏘며 대한민국은 단 1점 차이로 금메달을 획득에 성공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여자 단체전 7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양궁협회의 원칙과 신뢰 덕분에 최현주는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었고, 역대급 맹활약을 펼치며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믿어준 양궁협회 사람들과 해낸 선수들 모두가 대단하지 않을 수 없는 이 이야기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드라마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