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 이겨낸 19세 소녀, 5명에게 새 삶 선물하고 떠났다
2024-07-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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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장기기증에 관심을 갖고 있던 소녀
10대 소녀가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2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열아홉살에 세상을 떠난 유동은 양의 사연을 전했다.
지난 7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고인은 심장, 폐장(좌·우, 동시 수혜), 신장(좌·우), 간장을 뇌사 장기기증했다.
유 양은 지난 1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은 유 양이 평소 장기기증 기사를 보며 기증 희망 등록을 하자고 했고, 늘 주변 사람을 돕는 착한 아이였기에 마지막 가는 길도 누군가를 돕길 원했을 것이라 생각해 기증에 동의했다.

가족은 "딸이 우울증으로 힘들어했지만 극복해 다시 일어섰고, 삶의 끝에 좋은 일을 하고 간 딸을 통해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양은 경기도 시흥시에서 1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노래와 춤을 좋아했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아이였다.
유 양은 미용 일을 하는 게 꿈이었는데, 고3때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갑작스러운 공황 증세와 우울증 때문이었다.
그런 유 양의 곁을 가족과 친구들이 지켰다. 유 양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같은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게 상담을 해주며 조금씩 마음을 치유해가고 있었다.

그러다 세상과 마지막 이별을 하게 됐고, 떠나는 길에 소중한 선물을 남기고 간 것이다.
유 양의 어머니 김선희 씨는 "동은아, 널 이렇게 먼저 떠나보내게 되어서 엄마가 미안하고 많이 사랑한다"며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좋은 곳에 갔을 테니, 거기서는 엄마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 네가 사랑하던 고양이 안개도 잘 키울게.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고 사랑해"라고 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을 앞두고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해 준 기증자 가족과 생명나눔을 실천하신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이 소중한 생명나눔으로 사랑이 퍼져나가길 희망하며,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기증원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