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간 엄청 퍼붓다가 뚝 그치는 비... 혹시 스콜 아냐?’... 기상청이 고개 젓는 이유

2024-07-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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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기 장맛비 현상이 ‘스콜’ 아닌 이유

전국이 흐리고 곳곳에 비가 내린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 뉴스1
전국이 흐리고 곳곳에 비가 내린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 뉴스1

‘혹시 스콜 아냐?’

최근 수도권 등에서 짧게는 몇 분, 길게는 수십 분 동안 매우 강한 비가 퍼붓다 그치는 초단기 장맛비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자 일각에서 한반도 날씨가 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스콜이 잦아진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기상청은 스콜이 아니라 장마철 소나기라고 못을 박는다. 그 이유가 뭘까.

뉴스1에 따르면 최근 7일 동안(21~28일) 전국적으로 폭염 특보 속에서 누적 최대 459.5㎜의 비가 내렸다. 내륙에서는 303.8㎜(철원)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비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비가 그친 25~27일에도 양평(34.8㎜), 성산(68.5㎜), 보은(52.8㎜)에서 비가 간헐적으로 내렸다.

막바지 장마에 접어들면서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25일에는 포천에서 시간당 48.5㎜, 26일과 27일에는 제주에서 41.0㎜, 상주에서 38.0㎜의 비가 나렸다.

서울에서도 25일 누적 25.3㎜, 26일 누적 5.5㎜의 비가 내렸다. 도봉구에선 시간당 최대 16.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 지역 간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단시간 폭우가 간헐적으로 내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비는 스콜이 아니라 장마철 소나기다. 짧은 시간에 쏟아지다 그친다는 점에서 둘은 비슷하지만 비를 내리게 한 원인이 다르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스콜은 열대 기후에서 낮 시간대에 주로 발생한다. 강한 일사로 인해 대기가 급격히 가열돼 상승 기류가 발생하는 것이 원인이다. 외부 비구름 유입의 영향을 덜 받는 셈이다.

이와 달리 장마로 인한 소나기는 비구름 크기와 바람의 방향 등에 영향을 받아 발생한다. 장마철 비는 넓은 지역에 걸쳐서 내리지만 국지적으로도 집중적으로 내릴 수 있다.

수도권과 같은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강우가 발생하는 것은 장마철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장마철에는 대기 상층과 하층의 기온 차이로 인해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진다. 이로 인해 국지적으로 강한 비구름이 형성되고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

다만 앞으로 한반도에서 스콜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기후가 점차 아열대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2050년까지 고지대를 제외한 한반도 남부지방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지적인 스콜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장마철은 곧 종료된다. 29일 오전 분석일기도에 따르면 정체전선이 북한과 중국 접경지대까지 북상했다. 중기예보에 따르면 수도권과 강원 영서를 제외한 지역에선 비 소식이 없다. 기상청은 "주변 기압계를 살피며 종료 선언 시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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