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 후손' 허미미, 여자 57㎏급 은메달…한국 유도 첫 메달
2024-07-30 05:36
add remove print link
세계 1위 데구치와 연장 혈투…지도 2개씩인 상황서 아쉽게 반칙패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 여자 유도 간판 허미미(22·경북체육회·세계랭킹 3위)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미미는 30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57㎏ 결승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에 지도 3개를 내주며 골드스코어 승부 끝에 반칙패를 당했다.
데구치는 허미미가 지난 5월 세계선수권 우승 당시 결승에서 만나 이긴 상대다. 두 선수가 지도 각각 2개로 팽팽히 맞선 연장전에서 공격을 주도하던 허미미에게 오히려 위장 공격 판정을 내리고 지도를 줬다. 유도에선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다. 마지막 판정은 심판이 아닌 심판석의 위원장 지시로 내려졌다
승자가 된 데구치 역시 금메달을 따고도 환하게 웃지 못할 정도로 심판의 판정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데구치만 넘었다면 한국 여자 유도는 28년 만에 금메달리스트를 품을 수 있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조민선(여자 66kg급) 금메달 이후 한국 여자 유도는 금메달이 없었다.

다소 허무하게 금메달을 내줬지만, 첫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랭킹 1위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은메달을 따낸 것은 큰 소득이다.
이번 은메달은 한국 유도가 파리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획득한 메달이다. 앞서 이틀간 치러진 남녀 4개 체급에서는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허미미는 일본 도쿄에서 한국 국적 아버지와 일본 국적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6살 때 아버지를 따라 유도를 시작했다. 일본에서도 유도 유망주였던 그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2021년부터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일본 국적을 포기했고 202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실업팀 경북체육회 입단 과정에서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1857~1920)의 5대손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