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안 갑니다”…'K관광' 열광했던 태국인들이 등 돌린 뜻밖의 이유

2024-08-01 21:48

add remove print link

7개월 연속 방한 태국 관광객 수 급감

최근 한국을 찾는 태국 관광객 수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공항 일정을 바라보는 여자의 뒷모습. / bigshot01-shutterstock.com
공항 일정을 바라보는 여자의 뒷모습. / bigshot01-shutterstock.com

30일 한국관광공사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태국에서 방한한 관광객 수는 2만15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9.5%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지속된 감소세로,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 방한 관광객 1위에서 5위로 하락하게 됐다.

지난 6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41만7천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주요 방한 국가 중 태국을 제외하고도 관광객이 20%가량 줄어든 국가는 없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뉴질랜드가 각각 -11.4%, -12.4%의 감소율을 보였지만, 이들은 태국처럼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

태국 관광객 수는 올해 상반기 누적 인원에서도 지난해 동기 대비 19.1% 감소한 16만8천328명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태국은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에 이어 4위에 랭크됐다. 태국은 2019년까지만 해도 방한 관광객 수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최근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태국 관광객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전자여행허가(K-ETA) 제도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K-ETA는 112개 무사증 입국 가능 국가의 국적자가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사전에 정보를 입력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태국에서는 K-ETA의 엄격한 심사로 인해 입국 거절 사례가 잇따르며 반한 감정이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K-ETA 한시 면제 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국은 한국에서 불법 체류자가 가장 많은 국가로, 이들 중 일부가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도 많아 더욱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K-ETA 신청이 필요 없는 17세 이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여행 등을 홍보하고 있다"며 "반한 감정 해소를 위해 태국 인플루언서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K-ETA 불허 문제에 대해서도 법무부와 협의 중이다"고 덧붙였다.

결국 태국 관광객의 감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K-팝, K-드라마, K-영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태국에서의 반한 감정은 관광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태극기를 들고 있는 여성. / Jo Panuwat D-shutterstock.com
태극기를 들고 있는 여성. / Jo Panuwat D-shutterstock.com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