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시작했는데... 임애지, 한국 여자 복싱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 확보

임애지(25·화순군청)가 한국 여자 복싱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메달이다.

임애지는 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게 3-2로 판정승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임애지는 강하게 파고드는 카스타네다를 상대로 발을 끊임없이 움직였다. 링을 넓게 쓰면서 잽으로 견제하는가 하면 타이밍을 빼앗으면서 갑자기 앞으로 나가기도 했다. 카스타네다는 힘을 실은 주먹을 연신 날렸다. 하지만 임애지에게는 닿지 않았다. 물러나면서도 뻗친 임애지의 주먹에 오히려 얼굴을 맞았다. 힘이 강한 카스타네다를 맞이해서 준비한 임애지의 작전이었다. 이는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5명의 심판 중 3명이 임애지의 우세(30-27)를 선언하며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올림픽 복싱은 따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한국 복싱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2012 런던 올림픽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임애지가 처음이다. 또 임애지는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임애지는 전남 화순초교 5학년 때 취미로 복싱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부단히 노력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임애지의 주특기인 빠른 스텝과 왼손 스트레이트는 스스로 비디오를 돌려 보면서 얻어낸 성과다.

임애지는 전남기술과학고 1학년 때인 2015년 전국 종별 신인대회 51㎏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2017년 인도에서 열린 세계여자유스복싱선수권대회 60㎏급에서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애지는 한국 시각으로 오는 4일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결승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