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인천 아파트 붕괴 위험’ 근거 없는 루머 급속 확산
2024-08-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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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설 가능성 없지만 보강공사는 이뤄질듯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의 안전 문제가 누리꾼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서 붕괴 위험이 있다는 근거 없는 루머가 퍼지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쯤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전기차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엔 지하주차장에 있던 벤츠 EQE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다가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은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해 주차 후 문제의 차량에 외부적인 충격이 전혀 가해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해당 차량이 전기차 충전소가 아닌 일반 주차 구역에 사흘 가까이 주차돼 있었단 사실도 확인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불이 났을 당시 지하주차장의 온도는 1500도까지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나면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배터리팩이 손상되면 내부 온도가 순식간에 800~1000도까지 치솟으며 불이 번진다. 1000도 이상까지 오를 수도 있다. 화재로 차량 40여 대가 불에 타고 100여 대가 열 손상과 그을림 피해를 입은 것도 이 때문이다. 불길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지하 2층 주차장의 온도도 100도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콘크리트와 철근이 화재에 얼마나 취약한지 실험한 적이 있다. 연구원은 건물 구조물이 열에 얼마나 취약한지 알아보려고 초고층 건물에 주로 쓰이는 철근 콘크리트를 가열했다.
600도를 넘어서자 콘크리트 조각이 서서히 녹아내렸다. 5분이 지나자 두께가 2cm인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갔다. 결국 콘크리트가 감싸고 있던 철근마저 불에 직접 노출돼 녹았다.
이 같은 점을 들어 불이 난 아파트가 붕괴할 위험이 있다는 루머가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철근이 녹아서 재건설해야 한다고 하더라”라는 루머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렇게 근거가 전혀 없는 루머가 여기저기로 퍼지면서 피난 생활 중인 입주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1581세대 규모 청라동 아파트의 전체 세대엔 5일까지 닷새째 단전·단수가 이어지면서 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 서구는 수도·전기 복구 완료 시점을 6, 7일로 예상하고 있다.
정밀안전진단에서 건물을 지지하는 골조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와야 주민이 안심하고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재건설 가능성은 없지만 보강공사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보수 공사나 보강 공사가 이뤄질 수 있다. 보수 공법엔 균열, 탈락 부위 등 손상된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청소하는 손상 부위 제거, 에폭시 수지, 콘크리트 보수재 등을 이용해 손상 부위를 메우는 보수 재료 충전, 방수 처리, 코팅 등을 통해 콘크리트 표면을 보호하는 표면 보호 등이 있다.
보강 공법엔 손상된 철근을 교체하거나 새로운 철근을 추가하여 구조물의 강도를 회복하는 철근 보강, 구조물 표면에 CFRP(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를 부착해 균열을 억제하고 강도를 증진하는 탄소 섬유 보강판 공법, 강판, 형강 등을 이용해 구조물 단면의 강도를 높이는 외부 보강재 공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