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협회가 선수 인권에 아예 관심이 없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왔다

2024-08-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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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드민턴협회, 지난 감사서 '인권보호 불이행' 지적받아

지난해 감사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가 '체육인 인권보호' 조치에 대해 시정 요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자배드민턴 단식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귀국하기 위해 도착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자배드민턴 단식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귀국하기 위해 도착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7일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에 동행한 김 회장은 선수단보다 먼저 돌아왔다. / 연합뉴스
7일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에 동행한 김 회장은 선수단보다 먼저 돌아왔다. / 연합뉴스

안세영이 협회의 운영 방침 등을 직격한 가운데 지난해 협회가 선수 인권보호 조치에 대해 시정 요구를 받아 급히 체육인인권위원회를 설치했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한 위원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은 7일 TV조선을 통해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협회는 시정 요구를 받은 다음 달 바로 '체육인인권위원회'를 설치했다. 하지만 자체 인권위는 현재까지 단 한 번도 회의를 연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5월 대한체육회가 진행한 대한배드민턴협회 감사 결과에 따르면 협회는 "체육인 인권보호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지 않고 있고, 체육인인권위원회도 설치하여 운영하지 않고 있다"라며 시정 요구를 받았다.

이후 협회도 선수들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22년 10월 신설된 대한체육회 정관 제3조 6항에 따라 '체육인 인권보호 규정'을 제정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협회는 매년 선수들의 인권보호 계획을 수립하고 인권보호에 관한 자문을 위해 '체육인인권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협회는 감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5월 2일까지도 인권 보호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고 인권위원회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감사 결과에 대해 협회는 "차기 이사회를 통해 체육인 인권위원회를 구성하고 연간 계획을 수립해 체육인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답변한 뒤 지난해 6월 뒤늦게 자체 인권위를 발족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지난해 발족 이후 인권 관련 안건이 생기지 않아 회의를 연 적이 없다"라며 "안세영 선수 사태 관련 인권위에 접수된 안건도 아직 없다"라고 매체에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으로부터 안 선수와 관련된 안건 얘기가 아직 없었다"라며 "파리올림픽 이후 필요한 조치들이 진행되고 나면 (안건 상정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세영은 지난 5일 28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자회견에서 협회의 선수 부상에 대한 미온적 대처 등을 폭로했다.

그는 당시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고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해 파리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