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뛰어들어 항의해 징계...서건우 구한 오혜리 코치가 눈물 꾹 참고 한 말

2024-08-1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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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로 인해 세계태권도연맹(WT)으로부터 경고

한국 태권도 대표팀의 오혜리(36) 코치가 ‘파리 올림픽’ 경기 도중 판정에 항의하다가 규정을 어겨 세계태권도연맹(WT)의 경고를 받았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남자 80㎏급 16강전은 서건우의 올림픽 데뷔 무대였다. 서건우는 호아킨 추르칠을 라운드 점수 2-1(6-8 16-16 14-1)로 이겼다. 최종 승자는 서건우였지만, 2라운드가 막 끝난 시점 승자가 추르칠로 선언됐다.

1라운드를 내준 서건우는 2라운드 종료와 함께 회심의 뒤차기를 성공한 데다 상대 감점까지 끌어내 16-16을 만들었다. 이같이 라운드 동점인 경우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오 코치는 서건우가 두 차례, 추르칠이 한차례 회전 공격을 성공했음을 알고 있었기에 추르칠이 승자가 된 상황을 납득할 수 없었다. 오 코치는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과 경기 관계자들이 모두 떠나면 더는 결과를 바로잡을 기회가 없다고 판단, 코트로 뛰어들어 심판을 붙잡고 강하게 항의했다.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서건우 선수의 지도자인 오혜리 코치가 9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 칠레의 호아킨 추르칠 선수와의 경기에서 심판진의 비디오 리플레이 결과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서건우 선수의 지도자인 오혜리 코치가 9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 칠레의 호아킨 추르칠 선수와의 경기에서 심판진의 비디오 리플레이 결과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 / 뉴스1

이후 양손 검지를 흔들며 잘못된 판정임을 강조한 오 코치는 이후 본부석으로 뛰어가 오심이라고 따졌다. 발 빠른 오 코치의 대처 덕에 서건우는 기사회생했다. 시스템상 오류로 회전 공격보다 감점 빈도가 먼저 계산된 게 드러나 16강을 통과했다.

그러나 서건우는 아쉽게도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태권도 남자 80㎏급 3위 결정전에서 에디 흐르니치(덴마크)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져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우리나라에서 이 체급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해 새 역사를 쓰려고 했으나, 한국 태권도 '중량급의 자존심'을 끝내 세우지 못했다.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서건우 선수가 10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동메달 결정전 덴마크의 에디 흐르닉 선수와의 경기를 패배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서건우 선수가 10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동메달 결정전 덴마크의 에디 흐르닉 선수와의 경기를 패배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

뿐만 아니라, 오 코치는 당시 항의로 인해 세계태권도연맹(WT)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규정 상 지도자는 심판이 아니라 기술 담당 대표에게 항의해야 한다.

경기 후 오 코치는 아쉬움에 눈시울이 붉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6강전을 돌아보며 "심판 대신 기술 담당 대표에게 말해야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뒷일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그대로 끝나면 뭘 해도 뒤집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오 코치는 “내가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뭐든지 해야 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서건우도 "나 때문에 코치님이 정말 많이 많이 힘들어하셨다. 보답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16강에서 발 벗고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서건우를 구한 오혜리 코치의 '리더십'에 누리꾼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게 바로 걸크러시, 갓 혜리"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서건우 선수가 10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동메달 결정전 덴마크의 에디 흐르닉 선수와의 경기를 패배한 후 오혜리 코치의 위로를 받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서건우 선수가 10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동메달 결정전 덴마크의 에디 흐르닉 선수와의 경기를 패배한 후 오혜리 코치의 위로를 받고 있다 / 뉴스1
오혜리 코치의 따듯한 위로 / 뉴스1
오혜리 코치의 따듯한 위로 / 뉴스1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