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3위가 연간 100억 버는데 세계 1위 안세영이 버는 돈은 고작...

2024-08-1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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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규정 바뀐다고 안세영이 과연 만족할 수 있을까

배드민턴계가 신인의 계약금과 연봉 상한제를 완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22·삼성생명)의 이의 제기를 계기로 이뤄진 조치다. 그러나 안세영 같은 스타 선수가 이 조치에 만족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유가 뭘까.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규정에 따르면 대졸 선수는 5년, 고졸 선수는 7년으로 계약 기간이 고정돼 있다. 계약금에 대해선 대졸 선수가 1억 5000만원, 고졸 선수가 1억원을 넘길 수 없다. 또 입단 첫해 연봉 상한액은 대졸 선수가 6000만원, 고졸 선수가 5000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이후 3년 차까지 매년 7% 이상 인상할 수 없다.

안세영은 "배드민턴 선수로서 경제적인 보상을 충분히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스폰서나 계약적인 부분을 더 자유롭게 풀어주면 좋겠다"라며 이 규정에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은 해당 규정의 개정에 나섰다. 신인의 계약 기간을 줄이고 계약금 및 연봉 상한액을 높이는 쪽으로 규정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세영이 규정 개정에 만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단 말이 나온다.

안세영은 세계랭킹 1위다. 그는 지난해 상금과 연봉 등으로 9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액수 가운데 연봉은 고작 6000만원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세영은 2021년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연맹 규정에 따라 입단 첫해 연봉 5000만원을 받고 매년 7%씩 올랐다고 가정했을 때 이 정도 금액이 나온다.

나머지 금액은 모두 상금으로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 시즌에 상금 62만 8020달러(약 8억 6000만원)를 받았다. 대단한 액수긴 하다. 남자 단식 세계 1위인 빌토르 악셀센(덴마크)이 받은 상금 64만 5095달러(약 8억 8400만원)에 이어 모든 배드민턴 선수 중에서 두 번째로 상금이 많다.

꽤나 많은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 다른 해외 선수들의 처지와 비교하면 안세영이 억울할 만하단 말이 나올 수 있다.

미국 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여자 배드민턴 선수 세계 랭킹 13위인 푸살라 신두(인도·29)의 지난해 수입은 710만 달러(약 97억 3000만원)다.

여자 배드민턴 선수 세계 랭킹 13위인 푸살라 신두(인도). / 신두 인스타그램
여자 배드민턴 선수 세계 랭킹 13위인 푸살라 신두(인도). / 신두 인스타그램

신두는 도쿄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은메달을,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다. 제법 이력이 화려하지만 안세영과 견줘 국제대회 수상 이력부터 나이, 발전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스타성이 많다고 할 순 없다.

신두 수입의 원천은 광고와 스폰서십. 그러나 안세영은 신두처럼 결코 돈을 벌 수 없다. 국가대표가 되는 순간부터 배드민턴협회와 대한체육회 차원의 후원사에 묶였기 때문이다.

배드민턴협회는 협회가 지정한 후원사가 아니면 후원 계약을 거의 받지 못하도록 막는다. 배드민턴협회 국가대표 운영 지침엔 "국가대표 자격으로 훈련 및 대회 참가 시 협회가 지정한 경기복 및 경기 용품을 사용하고 협회 요청 시 홍보에 적극 협조한다"고 나와 있다.

개인 후원 계약에 대해선 "그 위치는 우측 카라(넥)로 지정하며 수량은 1개로 지정한다. 단 배드민턴 용품사 및 본 협회 후원사와 동종업종에 대한 개인 후원 계약은 제한된다"고 규정한다. 아울러 "개인 후원 계약 기간에 올림픽 및 아시아경기대회 등 대한체육회에서 주관해 파견하는 종합경기대회에 참가할 경우 대한체육회의 홍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인도가 한국보다 훨씬 시장이 큰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세계랭킹 1위임에도 13위보다 훨씬 적은 수입을 올리는 현실이 안세영에게 억울함을 안겼을 수 있다.

나이키와 광고계약을 한 안세영은 협회 후원사의 신발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한 바 있다. 나이키와 개인 후원을 맺으려는 의도에서 내놓은 발언으로 추측된다.

안세영의 억울함을 일부라도 풀어주려면 나이키로부터 막대한 후원을 받는 대한축구협회가 축구화에 한해선 개인후원을 허용하는 것처럼 배드민턴협회가 신발에 한해 개인후원을 열어줘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선 안세영이 받는 개인후원의 일부를 협회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 뉴스1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 뉴스1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 뉴스1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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