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태풍' 산산 상륙한 일본 상황, 현재 이 정도로 심각하다

2024-08-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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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이 최대 1미터... 225만명에게 피난 지시
주택 붕괴, 주행 트럭 전복할 정도로 초강력

미야자키 시 JR 미나미미야자키 역 인근 지역에서 29일 오전 6시 40분쯤 NHK 카메라맨이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사진. 깨진 유리창과 벗겨진 외벽, 그리고 도로 위에 흩어진 물건들이 확인된다.
미야자키 시 JR 미나미미야자키 역 인근 지역에서 29일 오전 6시 40분쯤 NHK 카메라맨이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사진. 깨진 유리창과 벗겨진 외벽, 그리고 도로 위에 흩어진 물건들이 확인된다.
미야자키 시 JR 미나미미야자키 역 인근 지역에서      29일 오전 7시쯤 NHK 카메라맨이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사진. 바람에 날린 것으로 보이는 수 미터 크기의 물체가 전신주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확인다.
미야자키 시 JR 미나미미야자키 역 인근 지역에서 29일 오전 7시쯤 NHK 카메라맨이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사진. 바람에 날린 것으로 보이는 수 미터 크기의 물체가 전신주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확인다.
29일 오전 0시 반쯤 돌풍 피해가 발생한 미야자키 시 고쿠에서 주민이 자택의 상황을 촬영한 사진. / NHK
29일 오전 0시 반쯤 돌풍 피해가 발생한 미야자키 시 고쿠에서 주민이 자택의 상황을 촬영한 사진. / NHK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오전 일본 규슈 남부에 상륙했다. 일본 사상 최강의 태풍이란 말을 듣는 이번 태풍은 기록적인 폭우와 강풍을 동반해 일본 각지에서 인명 피해와 대규모 재산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최대 1000㎜에 이르는 폭우를 동반하고 주행 중인 트럭을 전복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태풍이다.

태풍 산산은 이날 오전 8시쯤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상륙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현재 태풍 중심기압은 955헥토파스칼(hPa)이며,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40m,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6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규슈 남부에서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70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부 주택이 붕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바람이다.

기상청은 태풍 산산의 이동 속도가 시속 15km로 매우 느린 까닭에 강풍과 폭우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전날부터 이날까지 규슈 남부 지역에서는 선형 강수대가 발생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미야자키현 미사토마치에서는 지난 27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701.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8월 한 달 평균 강수량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태풍은 구마모토현 아마쿠사시 부근에서 시속 15km의 속도로 북쪽으로 이동 중이다. 이로 인해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NHK가 각지의 방송국을 통해 집계한 결과 이날 정오까지 미야자키 현에서 30명, 가고시마 현에서 15명, 나가사키 현에서 3명, 구마모토 현과 오이타 현에서 2명, 후쿠오카 현과 사가 현에서 1명 등 총 54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가고시마 시에서는 전날 밤 가고시마 항구의 부두에서 소형 선박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 1명이 바다에 추락해 행방불명됐다.

이뿐만 아니라 태풍이 접근하면서 규슈 남부의 가고시마현,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 등지에서는 총 113만 가구, 225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는 4200명 이상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강풍으로 인한 유리창 파손과 건물 피해 등도 잇따르고 있다. 미야자키시에서는 돌풍으로 인해 날아온 물건에 의해 유리창이 깨지거나 창고 지붕이 훼손되는 등 160여 건의 피해가 보고됐다.

이날 예상된 최대 24시간 강수량은 규슈 남부에서 600mm, 규슈 북부와 아마미 지방에서 400mm, 도카이와 시코쿠에서는 30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규슈 남부에서는 오는 30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최대 400㎜의 비가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돼 총 강수량이 1000㎜를 넘을 가능성도 높다.

일본 전역에서 사회, 경제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닛산자동차, 혼다 등 일본 내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태풍의 영향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도요타는 전날 저녁부터 일본 내 14개 차량 조립공장의 가동을 멈췄으며, 닛산과 혼다도 29~30일 규슈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교통편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산요 신칸센은 히로시마-하카타 구간의 고속열차 운행을 29일 밤부터 30일 오전까지 중단했다. 도카이도 신칸센 역시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태풍 상황에 따라 신칸센 운행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항공편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일본항공(JAL)은 이날 국내선 265편을 결항했으며, 전일본공수(ANA)도 이날부터 다음날까지 국내선과 국제선 총 193편을 결항했다.

태풍 산산은 일본 열도를 종단하듯 동북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상청은 가고시마현에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폭풍 특별경보를 발령했으며, 이에 따라 피해 지역 주민들은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번 태풍은 2022년 9월 태풍 ‘난마돌’ 이후 약 2년 만에 발령된 특별경보인 만큼 일본 전역이 긴장하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