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불참하기로 결정
2024-09-0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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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임기 시작 96일 만에 국회 개원식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다. 여야 간의 극한 대립으로 미뤄졌던 22대 국회 개원식이 개원 석 달여 만인 2일에 열리게 됐지만 대통령의 불참으로 인해 '반쪽짜리'라는 말을 듣게 됐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1987년 개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와 국회의 불협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단 말이 나온다.
국회는 이날 22대 국회 개원식 겸 9월 정기국회 개회식을 개최한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최초 임시회에서 열리는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국정 운영에 대한 협치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불참을 예고하면서 행사는 약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개원식이 늦어진 배경에는 여야 간 극심한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원 구성 문제와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등의 쟁점이 겹치면서 개원식은 96일 만에 겨우 성사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달 28일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개원식 개최 날짜를 통보했고, 양당은 이를 수용해 개원식이 열리게 됐다.
22대 국회는 개원식을 시작으로 100일간의 정기국회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예산 심사와 민생 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 간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부터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3.2% 증가한 677조 원 규모다. 국민의힘은 대규모 삭감·증액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인 데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로 세입 기반이 훼손됐다며 대규모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민생 법안 처리를 두고서도 입장 차이가 뚜렷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회담에서 민생 공통 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기구 운영과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종합적 검토 등 몇 가지 사안에 대해 큰 틀의 합의를 이뤘지만 세부 과제를 놓고는 여전히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과 채상병 특검법 등 주요 쟁점 법안에서 두 당의 의견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을 다루기 위한 국정조사는 이번 정기국회의 주요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2특검·4국조'를 모두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까닭에 정기국회 내내 여야가 극한 대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회 개원식이 87년 체제 이후 가장 늦게 열렸다. 21대 국회가 세운 최장 지각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우 국회의장이 지난 7월 5일 개원식을 열려고 했으나 특검법과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대치로 인해 무산됐다.
4일과 5일에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예정돼 있다. 9~12일엔 대정부 질문이 진행된다. 이어 다음달 7~25일 국정감사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