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남용되는 보충제”…수면 전문가들의 경고
2024-09-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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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토닌 남용, 불면증 악화시키고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멜라토닌 보충제 남용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멜라토닌의 과도한 사용은 만성 불면증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두통, 다음 날 졸림, 메스꺼움, 체온 저하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4일 미국 매체 데일리메일 보도와 수면 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인의 37%가 수면의 질이 나빠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멜라토닌 사용이 급증했지만, 과학자들은 만성 불면증 치료를 위해 멜라토닌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수면 전문가로 잘 알려진 마이클 브레우스 박사는 "멜라토닌은 세계에서 가장 남용되는 보충제"라고 말했다. 그는 멜라토닌이 수면 조절제이지 수면 유도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멜라토닌은 저렴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약물로, 정제와 젤리 형태로 대량 생산되고 있다. 이 보충제는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케팅되고 있다.
멜라토닌의 복용량은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의사들은 성인이 하루에 5밀리그램 이하로 복용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미국 국립 보완통합건강센터(NCCIH)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만성 불면증에 대한 멜라토닌의 효과나 안전성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수면 전문가들은 멜라토닌이 일시적인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수면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멜라토닌을 복용하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하고,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다른 치료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정신과 및 행동과학 조교수인 루이스 F. 부에나버는 잠 자기 두 시간 전에 3mg 이하의 멜라토닌을 복용하고, 효과가 없으면 중단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멜라토닌이 일주일이나 2주 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사용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올해 초 전문가들은 멜라토닌 사용이 급증하면서 어린이들의 과다 복용 사례가 급증했다고도 경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부모의 절반 이상이 자녀에게 멜라토닌 성분이 포함된 비타민을 준 적이 있다고 밝혀졌다. 30알짜리 한 병에 10달러에 판매되는 이 비타민 알약은 어두운 환경에 반응해 몸에서 생성되는 자연 멜라토닌의 효과를 모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방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멜라토닌 제품은 라벨에 표시된 것보다 훨씬 높은 용량의 활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어린이 과다 복용 사례는 500% 증가했고, 이 기간에 두 명의 어린이가 멜라토닌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두 명의 어린이는 모두 두 살 미만이었으며, 가장 어린아이는 생후 3개월에 불과했다. 멜라토닌이 정확히 어떤 작용을 해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심장 리듬 문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멜라토닌 사용을 중단하고 수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