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대 폭력조직이었던 '양은이파'의 두목으로 활동한 조양은의 근황
2024-09-0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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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수배 사기범 도피 도왔다가 징역형 집행유예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가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기소된 조양은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고 9일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재판부는 조양은 지시를 받아 사기범 도피를 도운 선교회 신도 A(66)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조양은은 2022년 9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던 고철업체 대표 B 씨의 도피를 도우라고 A 씨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으로부터 입찰받은 철도 레일의 무게를 속여 1억여 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조양은은 선교회 신도들이 B 씨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할까 봐 그의 도피를 도왔고, A 씨에게는 숙소와 휴대전화를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A 씨는 이에 응해 B 씨에게 숙소와 자신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제공했고, B 씨는 경찰의 추적을 3개월 가까이 피할 수 있었다.
검찰은 조양은에게 징역 1년 6개월, A 씨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양은이 범행 일부를 부인했지만 범인도피교사죄가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A 씨에 대해선 20년 동안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양은은 과거 국내 최대 폭력조직 중 하나였던 '양은이파'의 두목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1975년 '사보이호텔 사건'으로 전국구 조직폭력배로 떠올랐다. 당시 서울 명동 일대는 '신상사파'가 장악하고 있었다. 조양은은 10여 명의 조직원을 이끌고 신상사파를 기습해 세력을 확장했다. 이후 서울 강남 일대까지 세력을 넓혔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양은이파'는 김태촌이 이끈 '범서방파', 이동재가 이끄는 'OB파'와 함께 국내 3대 폭력조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980년 전두환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대적인 조직폭력배 소탕에 나섰고, 조양은은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15년을 복역했다.
1995년 출소한 후 선교사로 전향해 신앙 간증을 시작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했다. 자신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스'에도 출연해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영화에는 그를 신앙의 길로 이끈 것으로 알려진 조용기 순복음교회 목사도 등장했다. 2022년부터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