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블랙박스에 담긴 상간녀 목소리 “나와 당신 부인 중 누가 예뻐?”... 남편은 이렇게 답했다

2024-09-1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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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상관녀가 나눈 밀어를 접한 부인의 반응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자동차 블랙박스는 혼인파탄의 유책 여부를 가리는 증거로 종종 쓰이곤 한다. 블랙박스에 음성 저장 기능이 탑재돼 대화 내용이 녹음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륜과 관련한 대화가 녹음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13일 YTN 라디오 '조인섭 상담소'에서 남편 차의 블랙박스를 통해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A씨는 남편의 차량에서 발생한 접촉 사고 후 보험사 요청에 따라 블랙박스를 확인하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막내 남동생 친구인 남편보다 7세 연상이다. 두 사람은 결혼 후 10년을 함께했으나 아이가 없어 시험관 시술을 계획하고 있었다.

사고가 난 날 A씨는 산부인과에서 상담을 받은 뒤 귀가하다 신호대기 중 교통사고가 발생해 보험사에 연락했다. 보험사는 사고 당시 블랙박스 기록을 요청했다. A씨는 블랙박스 음성 파일을 노트북으로 옮겨 확인하다 남편의 불륜 증거를 발견했다. 사고 발생 하루 전 남편은 차 차 안에서 상간녀와 다정하게 대화를 나눴다. 둘의 밀어를 들은 A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A씨를 분노하게 한 것은 상간녀가 남편에게 “내가 이뻐, 와이프가 이뻐?”라고 묻자 남편이 “당연히 자기가 더 이뻐. 우리 와이프는 그냥 엄마 같아. 효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라고 답했단 점이다. A씨는 큰 상처를 받았다.

A씨는 남편과의 이혼을 결심하며, 블랙박스에 녹음된 음성 파일을 이혼 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조인섭 변호사는 블랙박스 녹음 파일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조 변호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할 수 없으며, 불법으로 녹음된 대화는 재판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안의 경우 블랙박스가 남편 차량에 원래부터 설치돼 있었고, 우연히 불륜의 증거가 녹음됐으므로 불법 감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조 변호사는 설명했다. 이혼 소송에서 블랙박스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불법 감청’은 실시간으로 대화를 몰래 청취하는 경우를 뜻한다. 반면 블랙박스에 녹음된 대화는 이미 대화가 종료된 후 저장된 것이므로 불법 감청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A씨가 남편 차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통해 불륜 증거를 확보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터뷰 전문>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한 사람의 삶을 보면,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죠. 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몇 명이고,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일 겁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은 여러분의 사연을 드라마로 꾸미는 리얼 극장 Day입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자... 오늘의 주인공들... 먼저 만나볼게요.

◆ 여(주인공) : 저와 남편은 결혼한 지 10년 정도 됐고요, 제가 남편보다 7살이 더 많아요. 럭키세븐. 원래는 제 막냇동생 친구였어요. 어릴 때부터 거의 매일 저희 집에 놀러왔고 배고프다고 하면 제가 라면도 자주 끓여줬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뜸하더라고요? 뭔일 있나 했더니, 군입대 했다고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저희 집에 찾아왔습니다.

◆ 여 : 어? 너 군대 가지 않았어? 여긴 웬일이야?

◈ 남 : 아~ 누난 참... 나 입대 한지가 언젠데~ 나 제대했단 말야.

◆ 여 : 어머! 벌써 그렇게 됐니? 와... 시간 빠르다. 근데 여긴 왜 왔어? 니 친구 집에 없다~ 걔 엊그저께 입대했어. 알지?

◈ 남 : 아~ 알지~ 내가 온 건~ 어... 그냥... 누나가 끓여준 라면 먹고 싶어서...

◆ 여 : 야! 여기가 라면가게냐? 아주 웃기고 있어... 니가 직접 끓여먹어~ 나가서 사먹던가~

◈ 남 : 사먹어 봤지~ 누나가 끓여주는 라면 맛이 안 난단말야~

◆ 여 : 뭐 이런 게 다 있어~ 이 누나가... 공사가 다망하거덩? 그래도 너 제대한 기념으로 끓여준다! ...무슨 라면 먹을래? 김장김치 넣어서 팔팔 끓여줘?

◈ 남 : 응!! 그거야 그거! 오예~

◆ 여 : 제가 끓여준 라면이 먹고 싶다는데 어떡해요. 솜씨 좀 발휘해서 김치라면 끓여줬죠. 근데... 그 뒤로 계속 저희 집에 와서 자꾸 라면 끓여달라는 거예요. 사람 귀찮게~~ 그래서 좀 수고스럽지만 라면 레시피를 써서 줬습니다. 직접 끓여먹으라고 말이죠.

◈ 남 : 누나... 이게 뭐야... 라면 레시피? 누나... 내가 진짜 라면 먹으려고 여기 온 줄 알아?

◆ 여 : 그럼 뭔데? 라면 끓여달라매...

◈ 남 : 누나가 내 여자친구 ‘라면’ 얼마나 좋을까 해서 그런 거였어. 누나... 너라고 불러도 되니?

◆ 여 : “뭐어? 나한테 너? 지금 제정신이니? 넌 내 동생 친구야~ 나 니 친구 누나라고!” 라고 해야 했는데, 그때... 전남친이랑 헤어진지 얼마 안 됐을 때라서 이성적으로 판단을 못 했어요. 솔직히 동생 친구가 귀엽기도 했고요! 그래서 저는 고민 하나도 안 하고, 덜컥 “오케이~ 너라고 불러~” 라고 했고... 뜨거운 연애 끝에, 우리는 동생이 제대하기도 전에 결혼날짜를 잡았어요. 그렇게 귀여운 남편과 산지 10년이 흘렀습니다.

◈ 남 : 여보~ 오늘 어디 가? 무슨 날이야?

◆ 여 : 이그~ 또 잊어버렸구나? 나 병원 가는 날이잖아~

◈ 남 : 아~ 벌써 그날이구나.. 와, 진짜 시간 빠르다! 근데 여보, 내 말 잘 들어~ 난 뭐든 괜찮아! 당신만 행복하면 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 여 : 결혼 생활은 행복했지만, 저희 부부한테 아이가 찾아오지 않았고 결국, 병원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날은 병원에 가는 날이었는데요,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돌아오는 길... 사고가 났습니다. 신호대기 중에 뒤차가 제 차를 박았어요. 그리고 제 차는 그 충격으로 앞차와 접촉사고가 났고요. 헉 소리나게 놀란다는 게 바로 그때를 말한 거였더라고요. 저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 남 : 어~ 여보! 지금 집에 오는 중이야?

◆ 여 : 여보~~ 나 아직 도로 위야 어떡해~~ 접촉사고 났어!

◈ 남 : 뭐? 정말? 누가 잘못한 거야? 당신이 잘못한 거야? 차 상태는 어때? 아~ 차 뽑은 지 얼마 안 됐는데....

◆ 여 : 여보... 뭐야... 지금 나보다 차가 더 걱정인거야? 내가 잘못한 거 아냐. 뒤차가 와서 박았다고!!

◈ 남 : 아니~ 그게 아니라... 당신이 아팠으면 이렇게 전화 안 했겠지~ 보험회사에는 연락 했어?

◆ 여 : 저는 보험회사에 연락했습니다. 며칠 후, 담당 직원 분이 사고 당시의 블랙박스 기록을 보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예전에 녹음된 파일까지 컴퓨터로 옮겨서 살펴보게 됐는데요, 너무 충격을 받아서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사고가 나기 하루 전날, 남편이... 어떤 여자를 차에 태웠더라고요. 그리고 남편은 자동으로 녹음된다는 걸 몰랐던 모양입니다.

◈ 남 : 자기야~ 안전벨트 매! 내가 매줄까?

◆ 여(상간녀) : 으응~ 자기가 매줘야지~ 나 기다렸짜나

◈ 남 : 아이참~ 내가 눈치가 없었네! 근데... 자기... 무슨 일 있어?

◆ 여(상간녀) : 응? 왜? 아무일도 없는데?

◈ 남 : 오늘따라 너무 이쁘네? 대체 뭔일이 있었던 거야~

◆ 여(상간녀) : 음? 우리 애인이 나한테 사랑을 퍼줘서 그런가봐. 여자는 사랑을 먹고 산다자나~ 근데 자기~ 자기 와이프가 이뻐, 내가 이뻐?

◈ 남 : 당연히 자기가 더 이쁘지~ 우리 와이프는... 그냥 엄마 같아~ 푸근해~ 그래서 효도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 있지?

◆ 여(주인공) : 손발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제 남편은 정말 효도하고 싶은 마음으로 저한테 잘해줬던 걸까요? 저한테는 이쁘다, 사랑스럽다는 말... 한번도 한 적 없는데 다른 여자한테 할 줄 몰랐어요. 저는 너무 충격을 받았고...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남편을 닮은 아기를 낳을 수 없어서 절망했던 저의 지난 시간이 너무 허망하게 느껴져요. 남편과 이혼하고 싶은데, 저 어떻게 해야할까요? 궁금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변호사님! 도와주세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블랙박스에 녹음된 대화 내용을 듣고 이혼을 고민하는 아내분의 사연이었는데요, 이야기를 나눠봐야겠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궁금하세요?

◆ 여 : 블랙박스에 녹음된 걸 찾다가 예전에 녹음된 걸 들었고 남편이 바람 피운 걸 알게 됐어요. 남편은 블랙박스에 녹음된 파일이 남아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그 파일을 이혼소송할 때 쓰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 조인섭 :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냐입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제14조 제1항은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으며, 동조 제2항에 의하여 적용되는 제4조에 따르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채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즉, 통비법에 의하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행위는 금지되고 있는데, 여기에 해당하지 않냐는 거죠. 지금 나는 대화의 당사자가 아니었고, 남편과 상간녀 사이, 즉 타인간 대화가 녹음된 블랙박스 음성파일을 나중에 청취하게 된 것이어서 통비법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 여 : 이게 통비법? 뭐 그런 법 위반으로 사용하지 못하나요? 불법증거는 사용하지 못한다. 뭐 그런 이야기가 있긴 하던데요. 형사처벌이 문제될지 좀 무섭습니다.

◇ 조인섭 :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사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좀 들어보셨을거에요. ‘위법수집증거배제의 원칙’이라고 하는데 당초 수사기관에서 피의자를 고문하여 자백을 받아내는 등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려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하지만 민사소송은 국가기관이 개인에게 형벌권을 행사하는 형사소송과는 달리, 사인간의 다툼을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증거가 사인에 의하여 채증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민사소송법에서는 위법한 절차에 의해 수집된 증거에 대해서 그 증거능력을 배제하고 있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증거수집의 과정 내지 양상이 다소 위법한 경우에도, 민사소송에는 이를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 중에서도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를 위반한 불법녹음에 대해서는 좀 다르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에서 명백히 이를 재판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감청 등으로 채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민사재판에서도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차량의 블랙박스에 녹음된 파일을 사후에 청취한 행위가 통비법에 위반된다고 한다면 이를 남편과의 이혼소송이나 상간녀와의 손해배상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여 : 사실 이 증거 이외에 다른 증거는 없어요. 이게 결정적인데... 사용할 수 있을까요.

◇ 조인섭 :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금지하는 ‘불법감청’은 송·수신하는 전기통신 행위를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송·수신이 완료되어 보관 중인 전기통신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대화를 몰래 청취하는 것입니다. 대화의 ‘현재성’이 중요하다는거죠. 블랙박스의 경우 이미 대화가 종료된 후 블랙박스에 파일 형태로 보관되어있던 녹음물인거죠. 그러니까 이건 ‘감청’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블랙박스에 녹음된 것은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블랙박스가 원래 설치되어 있었는지, 아니면 내가 부정행위 증거 확보하려고 일부러 달았는지에 따라서 조금 달라질 수는 있어요.

◆ 여 : 아. 그 차는 그 차는 남편 명의 차이긴 하지만, 제가 가끔 산부인과 갈 때마다 써왔고 차량 구입 할 때 블랙박스 단 거였어요.

◇ 조인섭 : 만약, 처음부터 배우자의 불륜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하여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차량에 블랙박스를 일부러 설치하여 둔 것이라면, 이러한 행위에는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이나 청취할 의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할 것이고, 이는 통비법에서 금지되는 감청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불륜의 증거를 확보할 목적으로 블랙박스를 설치한 것이 아니라 차량을 구매하였을 때부터 블랙박스를 설치하여 두었는데, 그 이후 줄곧 해당 블랙박스가 차 안에 설치되어 있으면서 우연히 불륜의 증거가 녹음이 되었다면, 설치 목적에 있어서도 불법성이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증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불법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통화내용을 자동 녹음하는 행위, 집에 녹음장치를 몰래 설치하여 두는 행위 등은 모두 위법한 행위입니다.

◆ 여 : 변호사님... 제가 이런 일로 고민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어요. 제가 너무 안일하게 살았나봐요. 저... 잘 털어낼 수 있을까요?

◇ 조인섭 : 그럼요.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당장 해야할 것들을 생각해보세요. 시간이 도와줄 겁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자분을 만나봤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조담소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합니다. 마지막 곡 들려드리면서 저는 이만 인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로이어 조인섭’이었습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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