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난히 우울했던 이유…기온 1도 오를 때마다 우울감 '13%' 상승한다
2024-09-1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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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대비 필요”
기온 상승이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8일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부산대 의생명융합공학부 공동 연구팀은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21만9187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기온 상승과 우울증 위험 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가 사는 지역의 연평균 기온이 과거 평년기온(1961~1990년)보다 얼마나 높은지 조사했다.
그 결과, 거주 지역의 연평균 기온이 과거 평년 기온보다 1도 높아질 때마다 우울 증상 호소 응답률이 1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온 상승이 주민들의 우울 증상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배상혁 교수는 "평소 적응된 기온보다 더 높은 기온에 노출되면 불편감, 수면장애, 일상생활의 저하 등으로 우울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폭염이 정신질환으로 인한 병원 입원을 늘린다는 연구도 있다. 2018년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2003∼2013년 국내 6대 도시(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 광주)에서 있었던 폭염과 정신질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상위 1%에 해당하는 29.4℃ 이상을 폭염으로 정의했으며, 같은 기간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실 입원 16만6579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의 14.6%가 폭염의 영향을 받았다고 확인됐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이 비율이 19.1%로 젊은 층보다 상대적으로 고온에 더 취약했다.
폭염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정신질환 비율은 불안이 31.6%로 가장 컸으며, 치매 20.5%, 조현병 19.2%, 우울증 11.6% 순이었다.
연구팀은 고온에 지나치게 노출된 신체가 체온조절의 한계점을 초과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와 체온조절 중추의 이상 등을 일으켜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