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북한서 못 나오고 있는 한국인... 내일이면 벌써 4000일째
2024-09-19 08:37
add remove print link
우리 국민 중 최장기 억류자 김정욱 선교사
오는 20일은 우리 국민 김정욱(60) 선교사가 북한에서 붙잡혀 억류된 지 4000일이 되는 날이라고 연합뉴스가 19일 보도했다.
김정욱 선교사는 북한에 강제 구금된 우리 국민 중 최장기 억류자다. 함께 억류된 김국기·최춘길 선교사 등 6명의 한국인 중에서도 가장 오랜 기간 북한에 갇혀 있다.
김정욱 선교사는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구호 활동과 선교를 하다가 2013년 10월 8일 평양에서 체포됐으며, 이듬해 5월 30일 재판에서 국가전복음모죄, 반국가선전선동죄, 비법국경출입죄 등 여러 혐의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김정욱 선교사가 억류된 이후 그의 소식은 가족에게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가 살아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 당국은 김씨가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처벌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와 다른 억류자들의 생사나 소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영사 접근권도 거부해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김정욱 선교사는 49세에 구금돼 자유를 빼앗긴 채 4000일 이상을 북한에서 보냈다. 억류 중에 환갑을 맞았다. 그의 가족들은 오랜 세월 동생의 무사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의 형인 김정삼씨는 지난 18일 통화에서 "명절 때면 특히 동생 생각이 많이 난다"며 "동생이 오랜 시간 고통을 겪고 있는데, 그의 송환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가족들은 김정욱 선교사를 비롯한 억류자들의 송환을 기대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남북관계가 호전되는 동안에도 북한은 억류자들의 생사조차 밝히지 않으며 가족들의 간절한 호소를 철저히 외면해왔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삼고, 국제사회에서 억류자 문제를 적극적으로 공론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각종 외교 무대와 유엔 인권 관련 논의에서 억류자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해왔다. 특히 오는 11월 예정된 유엔의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에서는 억류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윤성덕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는 지난 17일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임의구금에 관한 실무그룹'과의 대화에서 "북한은 억류된 한국인 6명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 대표도 김정욱 선교사의 억류 4000일을 언급하며 그의 석방을 요구했다.
김정욱 선교사 외에도 김국기·최춘길 선교사, 그리고 2016년에 억류된 탈북민 3명의 생사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국적을 가진 억류자들은 이미 모두 석방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