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타일 시공하러 갔다가 장애인 됐습니다" 추석에 올라온 글
2024-09-19 14:13
add remove print link
"하루아침에 일을 못하게 됐는데 이럴 수도 있나요"
아파트에서 떨어진 유리등 커버에 맞아 심각한 부상을 입은 40대 중반의 남성이 아파트 관리실의 책임 회피로 인해 분통을 터뜨리고 나섰다.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되었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추석인 지난 17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왔다. 타일 시공자인 글쓴이 A씨가 경기 김포시의 한 아파트에서 겪은 일을 소개하는 글이었다.
A씨는 지난 8월 27일 김포시 운O동의 한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천장에서 떨어진 유리등 커버에 맞아 팔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씨는 "천장에서 깨진 유리등 커버가 떨어져 팔이 심하게 찢기고 피가 분수처럼 터졌다"라고 말했다.
A씨는 즉시 119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동맥, 신경, 인대, 근육 등이 끊어져 응급수술을 받아야 했다.
A씨는 "팔의 동맥이 두 개 있는데 둘 다 끊어졌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했다"고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긴급한 치료가 없었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밝혔다.
수술은 오후 11시에 시작돼 오전 2시 반쯤에야 끝났다. 이후에도 A씨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마취가 풀린 후 사경을 헤맸다고 전했다.
문제는 사고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A씨는 "아파트 측에서 몇 날 며칠이 지나도 연락 한 번 없었다. 찾아오지도 않고, 관리소 측은 나를 피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후 A씨가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한 끝에 어렵게 아파트 관리소 소장과 통화할 수 있었으나, 관리소 측은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관리소장은 입주자대표회의와 얘기가 끝났다면서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A씨는 경찰에 문의했으나 민사 문제라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현재 수술 후 재활을 앞두고 있으나, 팔과 손가락의 움직임이 제한돼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왼손잡이인데 왼팔을 다쳐 생활 자체가 어렵다. 퇴원하더라도 언제 다시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토로했다. 3~6개월의 재활을 거쳐야 하며,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2차 수술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A씨는 현재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당장 수입이 끊겨 집 대출금, 딸 학원비, 차 할부금 등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는 "명절을 병상에서 보내며 너무 힘들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A씨는 사고 당시 모습과 수술 후 모습을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사고 당시 사진엔 피로 범벅이 된 바지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