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컷 단행... 한국 기준금리는 언제 내려갈까
2024-09-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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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커지고 있지만 가계부채와 집값이 관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며 한국은행이 언제 금리를 인하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다음달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가계부채와 집값이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를 줄이며 한은의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의 빗컷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2.0%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줄어들었다. 한은이 금리를 내려도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덜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한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력이 증가하는 점도 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가계대출의 빠른 증가와 집값 상승세는 한은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은 8조 2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자칫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급하게 금리를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까닭에 대출 규제가 효과를 보이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은이 다음달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내수 경기 부진을 이유로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경기 회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발표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도 고금리로 인한 소비 위축이 내수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가계대출 증가와 고금리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비 여력 개선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도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연준의 빅컷과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를 고려하면 한은의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 안정 상황에 따라 금리 인하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