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편식은 환경이 아닌 '유전'? 영국 연구진이 밝혀낸 식습관의 비밀

2024-09-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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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식습관은 타고난 것이라는 우리의 발견이 부모의 비난을 덜어주길 바란다”

아이들의 까다로운 식습관과 편식은 유전적 요인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식사 중 우는 아이. / ucchie79-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식사 중 우는 아이. / ucchie79-shutterstock.com

지난 20일(현지시각)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킹스 칼리지 런던, 리즈 대학 연구진은 '아동 심리학 및 정신 의학 저널'을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07년에 태어난 영국의 일란성 및 이란성 쌍둥이 2000쌍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16개월부터 13세까지의 식습관에 대해 질문에 답했다.

일란성 쌍둥이는 100%의 유전자를 공유하지만, 이란성 쌍둥이는 그렇지 않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식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일란성 쌍둥이의 식습관이 이란성 쌍둥이보다 훨씬 더 유사했다. 이는 유전적 요인이 아이가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아이의 까다로운 식습관은 7세에 최고조에 달하고,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다소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연구자 모리츠 허를레는 "우리 연구는 아이들의 까다로운 식습관 차이가 주로 유전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결과가 부모에게 가해지는 비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자 제이넵 나스 역시 "까다로운 식습관이 주로 타고난 것이라는 우리의 발견이 부모의 비난을 덜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구는 유아기 때의 환경적 요인도 아이의 식습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기에 까다로운 식습관을 보이는 아이에게 조기 개입을 통해 다양한 음식을 먹는 법을 가르치면, 미래에 그들의 까다로움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애스턴 대학의 아비게일 피카드는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까다로운 식습관은 매우 흔하다"고 말했다.

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3세에서 5세 사이의 영국 아이들 중 약 16%가 까다로운 식습관을 보였다고 한다. 나이, 부모의 식습관, 문화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피카드는 "부모는 식사 시간에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음식을 권력 투쟁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건강한 식습관을 모델링하고,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먹게 하기 위해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