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시신까지... 경인아라뱃길에서 자꾸 시신이 발견되는 이유
2024-09-2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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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해도 이미 시신 19구 나와
경인아라뱃길에서 잇따라 시신이 발견되는 이유에 네티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리적 특성 때문에 극단 선택에 취약한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최근 인천 아라뱃길에서 10대 미성년자와 5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이곳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불붙었다.
지난 21일 인천 서구 오류동 아라뱃길 수로에서 10대 A군의 시신이 발견됐다. 선박을 운항하던 항해사가 발견했다. 외상 흔적이나 타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앞서 지난 17일엔 50대 남성 B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B씨 시신은 머리가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나머지 신체 부위는 4일 뒤인 21일 근처 아라뱃길 수로에서 발견됐다.
이처럼 아라뱃길에서 잇따라 시신이 발견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주민과 네티즌 사이에서 이곳이 극단 선택의 장소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경찰에 따르면 2021부터 지난해까지 아라뱃길에서 발견된 시신은 총 15구에 이른다. 2016년 6월엔 목상교 인근 물 위에서 50대 남성의 시신이 머리가 없는 채 발견됐다. 올해만 해도 이미 10구의 시신이 나왔다.
아라뱃길에서 시신이 자주 발견되는 이유로는 인적이 드물고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지리적 특성이 주요하게 꼽히고 있다.
아라뱃길은 서울시, 경기 김포시, 인천시에 걸쳐 이어지는 뱃길로, 2012년 개통된 이후 내륙 운하로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밤이 되면 인적이 끊기고, 어두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범죄나 극단적 선택에 취약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곽대경 교수는 23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아라뱃길은 밤이 되면 인적이 드물고 접근도 어렵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이나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라뱃길의 다리 중 극단적 선택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 난간이 설치된 곳은 전체 15곳 중 3곳에 불과해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라뱃길은 개통 초기에는 관광 명소로 주목받았으나 최근 몇 년 동안 방문객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2021년 방문객은 약 506만 명이었지만, 2022년에는 324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신이 잇따라 발견됨에 따라 뱃길이 관광과 레저의 중심지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