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핸드백에서 콘돔이 나왔습니다... 난 4년 전에 정관수술을 했는데요”

2024-09-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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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 “아내가 아파트 달라고 하는데 어떡하나요”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정관수술을 한 남성이 아내 핸드백에서 콘돔을 발견하고 불륜 증거를 모아 이혼소송을 청구한 사연이 24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소개됐다.

4년 전 딸을 낳고 정관수술을 한 사연자 A씨는 아내 핸드백에서 콘돔을 발견했다. 아내에 대핸 배신감을 느낀 그는 아내에게 즉각 따지지 않고 차분히 불륜의 증거를 모았다.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A씨는 “아내가 아파트와 딸의 양육권을 요구하고 있어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와는 수입이 비슷하다. 부부는 결혼 후 아파트 두 채를 샀다. 한 채는 부부 공동명의, 한 채는 A씨 명의로 돼 있다. A씨는 아내가 공동명의 아파트를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해 갈등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바람을 피운 아내에게 딸의 양육권을 절대 줄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서정민 변호사는 “유책배우자라고 해서 자녀의 양육자로서 부적합하다고 추정되지는 않는다”며 A씨가 딸의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되기 위해선 몇 가지 요건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 변호사는 “A씨가 딸의 주양육자였거나, 딸이 아빠와 함께 살기를 원하거나, 아내가 딸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실 등을 소송에서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산분할 문제에 대해서도 서 변호사는 법원의 판단 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재산분할 비율은 개별 재산에 대한 기여도가 아닌 전체 재산에 대한 기여도와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해 결정된다”며 아내가 부동산 구매 및 유지에 기여한 점이 인정되면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A씨 측에서 아파트 구입에 부모가 도움을 준 부분이 있다면, 이를 소명해 다툴 경우 특유 재산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A씨가 아내와의 이혼 소송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인 데 대해 서 변호사는 "아내와 합의하더라도 상간남에 대한 소송은 별도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합의서 작성 후에도 법원에 이를 제출하고 이의신청 기간을 지나야 소송이 종료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상간남과의 소송까지 완전히 끝내고 싶다면 상간남과도 별도로 합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씨가 “재산도 지키고, 딸의 양육권도 갖고 싶다”고 하소연한 데 대해 서 변호사는 “아내의 기여도가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재산분할에서 아내의 요구를 완전히 거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인터뷰 전문>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바둑을 둘 때 한발 떨어진 거리에서 구경하던 훈수꾼이 묘수를 짚어낼 때가 종종 있죠. 구경꾼의 눈에 기막힌 수가 보이는 건 승패에 대한 부담없이 한 발 떨어져서 바둑판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복잡한 일도,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문을 열겠습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서정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서정민 변호사(이하 서정민)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서정민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 상담소를 찾은 분은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사연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 사연자 : 저와 아내는 골프 모임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1년 정도 연애하다가 결혼을 했고, 지금은 10년차가 됐습니다. 네 살 된 딸이 있죠. 얼마 전... 아내의 핸드백에서 콘돔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저는 정관수술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고, 당장 아내에게 따지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이혼 관련된 방송을 본 게 생각났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고 불륜 증거부터 모았고요, 어렵지 않게 상간남이 누군지 알게 됐죠. 저는 아내와 상간남을 상대로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서 진행 중인 상태입니다. 그러고 나니까 여러 가지 문제들로 머리가 아픕니다. 첫 번째는 재산분할 문제입니다. 저는 아내와 결혼한 이후에 아파트 두 채를 샀습니다. 한 채는 부부 공동명의고 한 채는 제 명의인데요,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는 저 못지않게 높은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기여도도 높다면서 부부공동 명의인 아파트 지분을 자신에게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본인이 양심이 있으면 알 겁니다. 제가 아파트를 살 때 아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제가 다 알아보고 준비했습니다. 두 번째는 양육권입니다. 아내는 엄마인 본인이 양육권자로 지정될 것 같다는데요, 바람을 피워서 우리 가족을 파탄시킨 아내에게 딸을 보낼 수 없습니다. 제 재산도 지키고 양육권도 가질 수 있을까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아내의 유책으로 이혼소송을 하게 된 분의 사연이었습니다. 아내는 부정행위를 한 유책배우자입니다. 그런데도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될 수 있나요?

◆ 서정민 : 가정법원이 양육자를 정하는 경우에는 부모의 양육적합성, 자녀의 의사, 자녀의 유대관계, 양육의 계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때 유책배우자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자녀의 양육자로서 부적합하다고 추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혼인을 파탄시킨 유책행위가 자녀에게도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서 유책배우자가 친권 및 양육권자로 지정되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아내의 부정행위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었으나 이로 인하여 반드시 아내가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연자분이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되기 위하여서는 사연자분이 아이의 주양육자였거나, 아이가 사연자분과 함께 살기를 원하거나, 아내가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다면 이를 소송에서 입증하여서 다툴 필요가 있습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은 아파트 두 채를 매수할 때 매수할 아파트의 입지를 알아보거나 관련 비용을 부담함에 있어서 아내의 기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아파트를 분할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어떻게 될까요?

◆ 서정민 : 판례는 재산분할비율은 개별재산에 대한 기여도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재산에 대한 기여도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정해지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사연자분의 말씀처럼 아파트를 매수할 당시 아파트의 입지나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아내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결혼 생활 중에 취득을 한 부동산이라면 부동산을 유지하는 것에도 기여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부부공동재산으로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말씀해주신 내용으로 볼 경우에는 아내의 소득이 사연자분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보이고 아내가 완전히 가사노동이나 육아를 하지 않았던 경우라면 모르겠으나 일반적인 경우에는 그런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매수 당시에 기여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라고 볼 수 없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경우에는 사연자분의 특유재산으로 볼 수 있는 사유가 존재한다면 제외가 될 수는 있습니다. 아파트의 매수 시점이 이혼 소송이 제기된 날짜와 가깝거나 매수비용에 있어서 사연자분 또는 사연자분의 부모님께서 부담한 비용을 마련된 경우에는 자료를 소명해서 특유재산으로 주장해볼 여지는 있을 것입니다.

◇ 조인섭 : 만약에... 사연자분의 아내가 갑자기 합의하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내가 원하는대로 합의를 하면... 곧바로 소송이 종료될 수 있나요?

◆ 서정민 : 아내와 이혼 소송의 내용과 관련하여 합의가 되는 경우에는 합의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합의서가 작성되었다고 바로 재판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작성된 합의서를 법원에 제출하여서 화해권고결정 또는 조정절차로의 이행을 요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화해권고결정을 받게 되면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의 이의신청기간이 부여되고 그 기간 동안 당사자 일방의 이의가 없게 되면 이의신청기간이 도과한 때에 확정이 되게 됩니다. 조정의 경우에는 조정기일에 만나서 합의된 내용에 이의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되고 합의 내용과 변경된 사항이 없다면 조정조서를 작성하고 당사자의 서명날인이 있으면 당일에 조정조서의 내용대로 확정이 되게 됩니다.

◇ 조인섭 : 아내와 합의를 하는 경우에 상간남과의 소송도 함께 종료될 수 있나요?

◆ 서정민 : 합의 당사자는 사연자분과 아내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상간남은 합의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사연자분과 아내 사이의 합의서를 제출한다고 하더라도 상간남에 대한 소송까지 종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경우 법원에서 상간남에 대하여서는 별도로 판결을 선고하게 됩니다. 다만 상간남에 대한 소송을 빨리 종료하고 싶으시다면 상간남과도 합의를 통해서 빠른 종결을 이끌어 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아내의 부정행위에도 불구하고 양육 적합성 등을 고려해 아내를 친권자 및 양육권자로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아내의 기여가 없었다 하더라도 결혼 중 산 아파트는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됩니다. 사연자분이 아내와 합의한다면 합의서를 제출해야 하며, 그 후 이의신청 기간이 지나야 소송이 종료됩니다. 아내와의 합의로 상간남에 대한 소송은 종료되지 않지만, 상간남과 별도로 합의하면 소송을 빨리 끝낼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서정민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서정민 :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