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병 관리 부진…환자들의 건강에 '적신호' 켜졌다
2024-09-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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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체중 관리 이뤄지지 않고 있어…HbA1c와 체중 관리를 모두 적극적으로 해야”
한국에서 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혈당 조절의 핵심 지표인 당화혈색소(HbA1c)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HbA1c는 8주에서 10주 동안의 평균 혈당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로, 일일 혈당 조절이 얼마나 잘 이루어졌는지를 나타낸다.
24일 한국당뇨병건강협회는 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24일~7월 5일 한국리서치가 진행했으며, 2형 당뇨병 진단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인 19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성인발병당뇨병이라고도 알려진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 인슐린 부족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진행성 질환이다. 이 질환을 앓게 되면 합병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
한국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의 임상 지침은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엄격한 혈당 관리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뇨병팩트시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HbA1c 조절률(6.5% 이하)은 24.5%로, 세 가지 주요 만성 질환(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중 가장 낮다. 심지어 HbA1c 7.0% 이하 기준으로도 절반의 환자가 치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환자의 연령대는 20~30대가 5%, 40대가 28%, 50대가 33%, 60대 이상이 34%였다. 병력 기간은 5년 미만이 27%, 5년 이상이 73%였다. 83%는 이상지질혈증(51%), 고혈압(50%), 비만(23%) 등의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2형 당뇨병 환자(91%)는 HbA1c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75%만이 HbA1c가 진단 지표일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의 예측 지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은 HbA1c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 정확한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분당병원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는 "2형 당뇨병 병력이 길어질수록 췌장의 인슐린 분비가 점차 감소하고, 인슐린 저항성은 여전히 높아져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혈당이 계속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당뇨병 환자들은 2~3개월마다 HbA1c 수치를 확인하고, 혈당 조절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생활습관을 재검토하고 적절한 약물 추가나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에서는 체질량지수(BMI) 관리 상태도 포함됐다. 비만한 2형 당뇨병 환자는 체중을 5% 이상 줄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의료 영양 치료와 운동 치료를 권장받고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진단 당시와 현재 모두 과체중 또는 비만인 환자의 비율이 71%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여전히 체중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환자(93%)는 '일관된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일관된 체중 관리를 하고 있는 환자는 54%에 불과했다. 정상 체중을 달성한 환자는 5%에 불과했다. 진단 당시보다 체중을 줄인 환자를 포함해도 성공률은 13%에 그쳤다.
체중 조절이 어려운 이유로는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식욕 및 식이 조절(74% vs. 65%), 규칙적인 운동(62% vs. 53%), 생활습관 관리(53% vs. 38%)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세은 교수는 "비만은 2형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2형 당뇨병 환자가 체중을 5-10% 줄이면 HbA1c 수치가 최대 1% 감소하고, 체중을 10-15% 줄이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같은 대사 지표가 개선된다. 9-13kg을 감량하면 사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 환자들, 특히 동반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여전히 적절한 체중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HbA1c와 체중 관리를 모두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