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란사이트에 한국 왁싱숍 시술장면, 산부인과 진료 장면, 펜션 수영장 모습이... 충격
2024-09-30 14:28
add remove print link
중국산 IP캠 해킹이 원인... 공공장소·가정집·병원 등 거의 모든 장소 노출
중국산 IP캠이 해킹돼 중국 음란사이트가 한국 왁싱숍 시술 장면, 산부인과 진료 장면을 서비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간조선 온라인판이 지난 29일 단독으로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주간조선 취재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중국산 IP캠의 80% 이상이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이로 인해 해킹된 영상들이 중국의 음란사이트에 공유되고 있다. 특히 한국 내 다양한 공공장소, 가정집, 병원 등 거의 모든 장소가 이러한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중국 음란 사이트에 올라온 영상들은 한국 내 왁싱숍, 필라테스 스튜디오, 산부인과 분만실, 펜션 수영장 등 일상적으로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곳에서 촬영된 것들이다. 영상 속 장소나 인물은 쉽게 특정될 수 있는 수준으로 화질도 또렷하다. 일부 영상엔 청주 스튜디오, 서울 스포츠센터 라커룸, 강남의 한 병원 주사실 등 구체적인 장소와 개인정보가 노출돼 있었다.
L 중국 음란 사이트에서 발견된 해킹 IP캠 영상은 800여 개에 이르며, 그중 한국인 관련 영상은 약 500여 개로 추정된다. 한 영상당 여러 명이 촬영된 경우도 있어 피해자 수는 1000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카테고리에는 거의 매일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대구의 한 탕후루 가게 직원들의 탈의 장면을 담은 영상도 있었다.
해커들은 해킹 과정에서 고의로 IP캠 잡음을 유발해 한국인들의 일상을 방해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한 가정집에서 갑자기 고주파 소리가 나며 두 남녀가 혼란에 빠진 장면이 영상에 담겨 있었다.
IP캠은 네트워크를 통해 작동하는 만큼 해킹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해킹이 인터넷 주소와 제조사 정보만 알면 1분 내에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해킹 프로그램이 온라인에 널리 퍼져 있어 보안이 심각할 정도로 취약하다.
중국산 IP캠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그 데이터가 중국으로 전송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첨단 보안기술 전문 기업의 한 대표는 중국산 제품에 백도어가 심어져 있어 해커들이 이를 통해 사용자 정보를 훔쳐간다고 주간조선에 경고했다. 중국산 IP캠의 경우 초기 설정이 중국 제조사 서버로 돼 있는 까닭에 별도 조치 없이는 정보가 중국으로 자동 전송되는 상황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한국에선 IP캠 해킹 위험에 대한 국민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IP캠을 사용하는 기업의 64.8%는 정보보호 제품의 국산 여부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있으며, 개인 역시 IP캠 해킹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정보침해사고 위협인식조사 결과로도 나타났다.
중국산 IP캠의 보안 위협이 커지자 미국과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는 해당 제품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아예 수입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규제에 대한 관심이 낮은 까닭에 이처럼 충격적인 피해 사례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IP캠 해킹 피해를 줄이려면 초기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정기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국산 인증 제품을 사용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