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온배수 방출...자연산 미역은 자취를 감췄다

2024-10-1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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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력원자력이 309억4000만t으로 전체 배출량의 51%를 차지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에서 방출하는 온배수로 인한 어업 피해 보상 소송에서 1심 재판부가 어민 측의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 사진제공=자료사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에서 방출하는 온배수로 인한 어업 피해 보상 소송에서 1심 재판부가 어민 측의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 사진제공=자료사진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본부장 이광훈)에서 방출하는 온배수로 인한 어업 피해 보상 소송에서 1심 재판부가 어민 측의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 2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2부(서근찬 부장판사)는 기장 어민 470여 명이 한수원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수원은 피해보상 감정액의 60%와 2012년부터 연 5%의 지연이자를 어민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소송을 이끈 기장어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기장은 고리 원전이 들어오기 전에는 전국에서 꼽을 정도로 어자원이 풍부한 곳이었다“며 ”수십 년간 피해를 보았는데 한수원이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지 않는 것은 매우 부도덕하다“고 비난했다.

기장 문동마을 해녀회장은 "풍요로울 것만 같았던 바다는 인근 고리원자력 발전소가 가동한 이후 원전에서 배출된 온배수로 피부로 느낄 만큼 바닷물이 따뜻해졌다"라며 "모자반, 천초 등 기장 앞바다에서 자라던 해초 대다수가 사라졌다.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던 자연산 미역은 자취를 감췄다"고 울분을 토했다.

7일 송옥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화성갑)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산업부 산하 주요 6개 발전소(한국서부·중부·동서·남부·남동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의 온배수 배출량은 총 3103억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한 해만 보더라도 6개 발전소의 전체 온배수 배출량은 601억5000만t이다.

발전소별로 살펴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309억4000만t으로 전체 배출량의 5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발전소 온배수는 취수한 해수를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폐열을 흡수하는 냉각수로 사용한 후 온도가 상승된 상태로 배출된다.

송 의원은 발전소 온배수로 인해 임계치 이상의 수온 상승이 일어나고, 용존산소량 감소를 유발해 해양생물의 생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서는 온배수를 인위적으로 해양환경에 유입되는 물질 또는 에너지로서 직·간접적으로 해양생물에 해롭거나, 해양의 쾌적한 이용을 저해시키는 오염물질 중 하나로 정의하고 있다는 게 송 의원측의 설명이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