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분산 위해 입장료 올렸더니...뜻밖의 효과 발생했다

2024-10-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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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내년에도 입장료 도입 계획

이탈리아 북부의 아름다운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내년에도 도시 입장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곤돌라 / 연합뉴스
이탈리아 베네치아 곤돌라 / 연합뉴스

지난 24일(현지시간)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시범 도입한 입장료 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됐다고 밝히며, 이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베네치아는 세계 주요 도시들 중 최초로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입장료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이탈리아 해방기념일인 4월 25일부터 7월까지 이탈리아 공휴일과 주말에 맞춰 총 29일 동안 시행됐다. 그 결과 약 45만명의 관광객이 5유로(약 7,500원)의 입장료를 납부해 총 220만 유로(약 3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내년에는 시행 기간이 더욱 늘어나 4월 18일부터 7월 27일까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에 적용돼 총 54일간 시행될 예정이다. 방문객들은 방문 예정일로부터 사전 예약을 통해 기존처럼 5유로를 납부할 수 있지만, 예약일이 임박할 경우 10유로를 내야 한다.

입장료를 납부한 14세 이상의 모든 관광객은 모바일로 결제한 후 QR코드를 검사관에게 제시해야 한다. 올해는 입장료를 내지 않고 적발된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도시 입장료 제도가 오버투어리즘을 해소하는 데 효과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브루냐로 시장은 아직 정확한 관광객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았기 때문에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제도가 관광객을 쫓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혼잡한 날을 피할 수 있도록 분산시키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도시 입장료는 베네치아에서 숙박하는 관광객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며, 당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만 부과된다. 이는 관광객들이 베네치아의 매력을 느끼는 동시에, 도시의 혼잡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