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아나운서가 시사 프로그램 진행 도중 나란히 음료 마셨다가...

2024-10-2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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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이냐' 발칵 뒤집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정 음료를 과도하게 홍보한 SBS '모닝와이드'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 SBS '모닝와이드'
특정 음료를 과도하게 홍보한 SBS '모닝와이드'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 SBS '모닝와이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SBS '모닝와이드 3부'에서 과도하게 노출된 간접광고에 대해 법정 제재인 ‘경고’를 내렸다.

방심위는 2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관계자 의견진술을 들은 후 이같이 결정했다.

문제의 방송분은 지난해 6월 7일, 12일, 13일, 7월 6일, 11일 방송됐다. 특정 음료를 과도하게 부각해 보여주고 남녀 아나운서가 해당 음료를 직접 마시는 장면을 연출해 시청 흐름을 방해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방심위는 방송 심의 단계에서 문제없음, 의견제시, 권고,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으로 제재를 구분하는데, 법정 제재인 경고 이상은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 이번 사례는 교양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가 직접 간접광고에 참여한 드문 경우다. 방심위 회의에서도 상당한 논란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에 따르면 해당 방송에서 남자 아나운서는 "오늘 속부터 든든하게 채우고 가실까요"라고 말하며 음료를 제조했고, 여자 아나운서가 "여러분의 하루를 힘나게 할 ‘모닝와이드’가 함께합니다"라고 말하며 두 사람이 음료를 함께 마시는 장면이 방송됐다. 이처럼 전 광고(CM) 직후 곧바로 음료 시연 장면이 이어지는 형식은 홈쇼핑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방송사 측은 의견진술 과정에서 "예능·드라마 외 교양에서의 PPL은 처음이라 형식에 신경을 썼다"며 광고주의 과도한 요구와 외주 제작비 지원을 위해 간접광고를 수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심위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거의 광고 방송처럼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정수 위원은 "이건 홈쇼핑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고, 강경필 위원도 “총 9번이나 방송됐음에도 자체 심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방심위는 KBS춘천의 ‘KBS 뉴스7 강원’에서 지역 인재 채용 비율과 관련해 불명확한 보도를 내보내 시청자 혼란을 유발한 것에 대해선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KBS-1AM ‘주진우 라이브’의 경우 사실과 다른 내용의 방송으로, tvN ‘나나투어 with 세븐틴’도 과도한 간접광고로 각각 권고 조치를 받았다.

이 외에도 MBC-AM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은 특정 출연자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방심위가 의견진술을 청취한 후 추가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