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랄 만큼 못생겨”… 타 아이돌 비방 문서 공개된 하이브, 결국 무릎 꿇었다 [전문]

2024-10-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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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하이브 측이 공식 게재한 사과문 내용

하이브가 국내 아이돌 그룹을 대상으로 외모 품평이 담긴, 이른바 '하이브 내부 보고서'를 작성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재상 하이브 CEO는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모니터링 문서 관련하여 사과드립니다'는 제목의 사과문을 29일 게재했다.

2024년 9월 23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여 있는 모습이 유리창에 비치고 있다. / 뉴스1
2024년 9월 23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여 있는 모습이 유리창에 비치고 있다. / 뉴스1

이 CEO는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당사의 모니터링 문서에 대해 아티스트분들, 업계 관계자분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 말씀드린다"며 "해당 문서는 업계 동향 및 이슈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사후적으로 취합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및 아티스트 팬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리더십에게만 한정해 공유되었으나, 해당 문서의 내용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며 "K팝 아티스트를 향한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이 그대로 담긴 점, 작성자 개인의 견해와 평가가 덧붙여진 점, 그리고 그 내용이 문서로 남게 된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전혀 사실이 아닌 역바이럴에 대한 의혹까지 더해져 무고한 아티스트 분들과 구성원들이 오해와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문서에 거론돼 피해와 상처를 입게 된 외부 아티스트 분들께 정중하게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CEO는 "해당 문서를 공유받은 리더십의 문제 인식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CEO로서 해당 모니터링 문서 작성을 즉시 중단시켰다"며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를 수립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이브와 갈등이 풀리지 않은 그룹 뉴진스 / 어도어
하이브와 갈등이 풀리지 않은 그룹 뉴진스 / 어도어

앞서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하이브가 국내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대상으로 자극적인 외모 품평이 담긴 업계 동향 자료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위클리 음악산업 리포트'라는 제목으로 된 이 하이브 내부 보고서에는 '멤버들이 한창 못생길 나이에 우르르 데뷔시켜 놔서, 누구도 아이돌의 이목구비가 아닌 데다가', '성형이 너무 심했음', '다른 멤버들은 놀랄 만큼 못생겼음' , '누구 못생겼다 하면 XX 과거 사진으로 대응', '진짜로 중학교 장기 자랑처럼 무대를 하고 있음', 'SM 미감 자체가 달라진 건가' 등 타 아이돌 그룹에 대해 평가하는 내용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이후 플레디스 소속 그룹 세븐틴 멤버 부승관은 자신의 SNS에 "더 이상 상처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그대들에게 쉽게 오르내리면서 판단 당할 만큼 그렇게 무난하고 완만하게 활동해온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하이브를 겨냥한 듯한 글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아파보고 무너지며 또 어떻게든 이겨내면서 무대 위에서 팬들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악착같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아이돌을 만만하게 생각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하이브는 지난 4월 민희진 전 대표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민희진은 물론이고, 뉴진스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다음은 하이브 공식 입장 전문

하이브 모니터링 문서 관련하여 하이브 CEO로서 사과 말씀드립니다.

지난 10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당사의 모니터링 문서에 대해 아티스트 분들, 업계 관계자 분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 말씀드립니다.

해당 문서는 업계 동향 및 이슈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사후적으로 취합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입니다. 시장 및 아티스트 팬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리더십에게만 한정해 공유되었으나, 해당 문서의 내용이 매우 부적절했습니다. K팝 아티스트를 향한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이 그대로 담긴 점, 작성자 개인의 견해와 평가가 덧붙여진 점, 그리고 그 내용이 문서로 남게된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혀 사실이 아닌 역바이럴에 대한 의혹까지 더해져 무고한 아티스트 분들과 구성원들이 오해와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문서에 거론되어 피해와 상처를 입게 된 외부 아티스트 분들께 정중하게 공식적으로 사과드립니다. 각 소속사에는 별도로 연락드려 직접 사과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로 인해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하이브 뮤직그룹의 모든 아티스트 분들께도 진심을 다해 공식 사과를 전하고 있습니다.

해당 문서를 공유받은 리더십의 문제인식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CEO로서 해당 모니터링 문서 작성을 즉시 중단시켰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를 수립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번 이번 일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아티스트 및 업계 관계자 분들, 팬 여러분, 그리고 K팝을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사죄드립니다. 회사의 대표로서 통렬한 반성 그리고 자성과 성찰을 통해 과거 잘못된 부분은 철저히 개선하고, 모든 K팝 아티스트의 권익과 팬 여러분에 대한 존중을 최우선하여 K팝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하이브 CEO 이재상

home 김하연 기자 iamh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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