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미래보고서 "3D프린팅, 제조업 뒤흔들 파괴적 기술"

2015-01-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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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져 인간의 생활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기

'기술 발전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져 인간의 생활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기점'. 미래학자들은 이를 '싱귤래리티(Singularity)'라고 한다. 그리고 2015년 현재, 우리에게 닥쳐온 '싱귤래리티'는 2045년이다.

이 '미래 분기점'을 정리한 '유엔미래보고서 2045(이하 보고서)'가 지난 5일 출간됐다. 책에는 2045년 가상 시나리오부터 지구 온난화가 가져올 변화, 그리고 미래 산업의 가능성이 담겼다.

3D프린팅 기술도 주목받아야 할 산업으로 떠올랐다. 3D프린터는 미래 우리의 삶을 가까운 곳에서 변화시킬 '유망한 기술'임과 동시에, 기존 일자리를 없애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낼 '파괴적 기술' 중 하나로 꼽혔다.

'유엔미래보고서 2045'가 언급한 3D프린팅 기술 산업과 이로 인해 변화할 미래다.

1. '20시간 안에 프린트하는 집'

[Winsun New Materials]

콘투어 크래프팅(Contour Crafting)은 3D프린터로 콘크리트 재료를 한 층 한 층 프린트해 집을 짓는 기술이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베록 코시네비스(Behrokh Khoshnevis) 교수가 선보인 이 기술은 24시간 안에 집 한 채를 완성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건축기업에 집을 의뢰하고, 수개월~수년에 걸쳐 집을 지어야 했다. 거쳐야 할 손과 수고가 많으니 그만큼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집을 '프린트'하게 되면 이 모든 것이 바뀌어 '주택 문화' 자체가 변화할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주택 가격이 싸지니 주택 소유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평생에 걸쳐 마련하고 소유해야 하는 집의 개념에서, 의류나 여행지의 호텔처럼 필요할 때 만들어 이용하는 개념으로 변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하이에 위치한 윈선 데코레이션 디자인 엔지니어링 기업은 1채당 4800달러(약 525만 원)에 3D프린터로 만든 집을 판매하고 있다. 이 기업은 최근 하루 10채를 프린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보통 집 한채를 만드는 데 최소 수 개월이 걸린다고 치면 놀라운 발전이다.

[윈선 3D프린팅 집 / 유튜브 'ODN']

고객이 집 구조, 색상, 내부 인테리어를 지정해 요청하면 기업이 최종 목적지에 인쇄된 주택을 운반하고 조립해주는 식이다.

3D프린터로 만든 집은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구성이 강하다. 때문에 '내 집 마련' 보다 임시 거처를 찾는 사람이나 각종 대출로 '집에 얽매인 삶'을 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알맞다. 또 향후 기후 난민이나 전쟁 난민을 수용할 때도 유용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 '필수 가전제품 3D프린터와 꿈의 4D프린터'

[가정용 3D프린터 '뷰카니어(Buccaneer)' / 유튜브 'PIRATE3D']

보고서는 3D프린터를 "미래 의식주와 관련해 가정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될 기술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건축,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전문 3D프린터와는 별개로, 가정용 보급형 3D프린터가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치 일반 잉크젯 종이 프린터가 처음에는 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주로 쓰였지만, 천천히 가격이 저렴해지며 가정마다 들어서게 된 것과 같다.

3D프린터의 빠른 보급에 대해 보고서는 선진국에서 제조업이 점차 사양화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이미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많지 않아 기존 산업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넘어갈 때 저항이 적고, 아예 제조업이 사라진 선진국에서는 3D프린팅 기술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2025년 이후 나노공학이 완전히 궤도에 오르면 지금보다 더 섬세하고 복잡한 기능 가진 물건을 프린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비츠 교수가 4D프린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튜브 'TED']

2015년 현재는 3D프린터를 넘어 4D프린팅 기술의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MIT 스카일러 티비츠(Skylar Tibbits) 교수 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창조적 개체'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4D프린팅 제작물은 특정 환경에 반응해 형태를 스스로 변형할 수 있다. 물에 닿으면 초기 입력값 내용대로 변형해 스스로 목적이 맞는 형태로 완성되는 기술이다.

3. '일자리를 소멸시키는 파괴적 기술들'

[pixabay.com]

3D프린터는 무인자동차, 무인기 드론, 빅 데이터, AI 로봇 기술과 함께 '일자리를 소멸시키는 파괴적 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물건을 제조하려면 금속, 나무 등 원자재를 가공하는 기술자부터 레이저 절단기 등 전문 기계를 다룰 줄 아는 숙련 노동자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원하는 재료를 원하는 모양으로 곧장 뽑아낼 수 있는 3D프린터는 제조 공정에서 숙련 노동자가 필요하지 않고, 고가의 전문 기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결국 부품 제조 공장이 사라지고 공장 노동자도 사라지게 된다.

종국에는 각 가정에서 직접 물건을 제조하는 단계에 이르러, 운송업도 위축될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전망이다.

유엔미래보고서는 3D프린터로 인해 다양한 제조업 기술자, 배송, 물류창고 노동자, 목수, 건축 노동자, 부동산 전문가 등이 사라질 것이라 예측했다.

4. '레드오션된 3D프린터 시장의 돌파구'

[국내 '성운 Materials'가 선보인 3D 프린터용 어플리케이션 / 위키트리]

보고서는 '3D프린터 및 스캐너 제조 산업'은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말한다.

3D기기 제조산업은 미리 뛰어든 벤처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도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이는 HP가 2014년 10월 기존 3D프린터보다 10배 빠르고 가격은 저렴한 3D프린터를 내놓으면서 심화됐다.

하지만 돌파구는 있다. 3D프린팅 기술의 경우 '소프트웨어'와 '3D 잉크'가 그것이다.

3D프린터는 향후 의상이나 신발 등 생필품을 비롯, 주택이나 교량 등 규모가 큰 건설업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런 다양한 분야에 맞는 전문 프로그램과 프린팅 재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류를 만들 때는 실제 '천과 같은 재료'를 섬세하게 프린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수다. 반면 주택 건설의 경우에는 보다 튼튼한 '콘크리트 배합물'과 정확한 측량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3D프린터의 기회는 아직 열려 있다"며 "전략, 공급망, 운영, 제조 및 제품 개발 및 이와 관련된 네트워크도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한국 3D프린팅 산업은 프린터 제조 산업이 점차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에 비해 재료 산업은 상대적으로 약세라는 평이다.

한편 국내에서 역시 3D프린팅과 관련해 제조 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전문가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산업자원부가 인가한 3D프린팅 전문 자격증이 3D프린팅 전문가를 평가 및 인정하는 시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3D프린팅 자격사 제도가 시행됐다. 산업자원부가 인가한 3D프린팅 자격사는 국내에서 유일한 3D프린팅 자격증 제도다. ▲3D프린팅 마스터 ▲3D프린터 조립전문가 ▲3D프린팅 전문교강사 등 3가지 자격증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30일에 첫번째 3D프린팅 자격증 시험이 실시돼 국내에서도 3D프린팅 자격증을 가진 자격사가 탄생한 바 있다.

'내가 먼저' 뜨거운 열기...국내 첫 3D프린팅 자격증 시험 현장

3D프린팅 자격증 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온라인 동영상 교육 사이트(www.3dplicense.co.kr)도 있다. 3D프린팅 자격사 온라인 교육 사이트는 모바일에서도 볼 수 있다. 모바일 교육 사이트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라도 3D프린팅 관련 교육을 수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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