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으로 8개월간 감옥살이하다 나온 누리꾼이 인터넷에 올린 글

2019-09-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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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컨트롤을 못해 저와 같은 일 겪지 않길”
“절대 보복운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안돼”

글과 관련이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입니다.
글과 관련이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입니다.

보복운전으로 징역 8개월형을 선고받고 가석방으로 출소한 남성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이디가 ‘천천희’인 누리꾼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여러분 절대로 보복운전 하지 마세요’란 글을 올려 “언제라도 누구나 운전 중에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해 저와 같은 길을 가질 않길 바라는 노파심에 겪어본 사람으로서 조언을 해드리고 싶다”라면서 사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그는 “정상적으로 추월하려고 하자 상대 차량이 방해하고 내 차 앞에서 급정지를 두어 번 한 것이 원인이 돼 제가 이유를 듣고자 쫓아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그러면 안 되는데 굳이 쫓아간 제가 백 번 잘못한 것이다. 비록 차량을 세워서 언쟁을 할지언정 폭력을 행사하거나 폭언을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상대방은 제가 어떤 위협을 취할지 모르니 함부로 차량을 세울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쫓아갈 때는 흥분해 세우라고 했지만 예기치 못하게 접촉사고가 발생하고 상대 차량에 유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몇 번이나 사과를 했다”면서 “하지만 이튿날 지인을 통해 상대차주가 보복운전으로 신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차주는 개인 합의금으로 3000만원을 원한다고 했다. 너무 (액수가) 많은 것 같아 몇 번이나 합의금 조율을 요청했으나 결국 공탁도 못하고 구속됐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제 잘못도 어느 정도 인정했으나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원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애초에 상대 차량을 세우려고 하지만 않았으면 되는 것인데, 모든 것은 저로 인해 생긴 잘못이라 생각하며 성찰하고 살게 되더라”라면서 “출소 후 어쩔 수 없이 다시 운전을 하며 살아야 하지만 이제는 운전대에 앉으면 마음가짐이 예전과는 다르다. 꼭 비싼 수업료를 내고 느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연예인 최민수씨도 저랑 같은 보복운전(특수상해, 특수손괴)으로 불구속 재판 받는 걸로 알고 있다. 저도 검사 구형 1년 받았다. 절대 절대 (보복 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글쓴이가 올린 글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6월에 보복운전을 하여 경찰서 조사와 재판등으로 시간을 보내다 12월 18일 보복운전으로 실형 8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 되어 7월 말까지 복역중 가석방으로 인해 보름 정도 일찍 출소 하여 지금은 새로운 인생으로 살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제가 굳이 이런 얘기를 왜하냐면 언제라도 누구나 운전 중에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해 저와 같은 길을 가질 않길 바라는 노파심에 겪어본 사람으로서 조언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사고는 제가 정상적으로 추월을 하는 것을 방해하고 제 차량 앞에서 급정지를 두어 번 한 것이 원인이 되어 제가 이유를 듣고자 쫓아가면서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데 굳이 쫓아간 제가 백번 잘못한 것이지요. 비록 차량을 세워서 언쟁을 할지언정 폭력을 행사하거나 폭언을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었고 상대방은 제가 어떤 위협을 취할지 모르니 함부로 차량을 세울 수는 없었겠지요.

차량을 세우지 않는 것에 격분해 클랙슨을 서너 차례 누르고 비상등을 키며 자동차 전용도로 에서 갓길로 인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상대차량과 작은 접촉이 있었고 둘 다 갓길에 차량을 세우고 내리게 되었습니다. 쫓아갈 때는 흥분해서 세우라고 했지만 예기치 못하게 접촉사고가 되고 또 상대 차량에 유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몇 번이나 사과를 했습니다.

잘잘못을 떠나서 아이들이 탄 차량에 몹쓸 짓을 한 것 같아서 머리 숙여 사과드리고 보험회사 출동 후 병원치료가 필요하면 얼마든지 다녀오라고 말씀 후 서로 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지인을 통해 상대차주께서 보복운전으로 신고 하셨다고 들었고 개인 합의금으로 3천만원을 원하신다고 했습니다. 차량수리비 120만원(휠얼라이먼트), 3명 2주 진단으로는 너무 많은 것 같아 몇 번이나 합의금 조율을 요청하였으나 결국 공탁도 못하고 구속되었습니다.

구속되기전에 합의가 어려워 변호사 사무실도 몇번이나 찾아가고 조언을 얻을려고 했지만 변호사 5-6명 전부 합의금만 주면 되는거지 변호사 선임은 필요 없다 하여 국선변호인으로 재판을 진행하였고 공탁도 하려고 노력했으나 상대방의 개인정보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구속 되었습니다.

요즘 다시 보복운전으로 뉴스가 시끌벅적 한 것을 보면서 남일 같지 않고 한순간 감정조절이 안 돼서 저러는 것을 보면 순간 손해 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부수적으로 피해 보는 게 어마어마할 것인데 라는 생각에 안타깝습니다.

저는 초범에 동종전과도 없고 수형기간 중 물의를 일으키거나 문제가 되지 않아 18일 일찍 가석방으로 출소를 하였으나 법무부 특성상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 아무리 초범이라도 가석방은 없습니다. 성관련 사건이나 음주운전 사건은 절대 안 되고요. 지금쯤 이제 보복운전도 엄벌에 처할 것 같은 분위기네요.

처음에는 제 잘못도 어느 정도 인정했으나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원망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애초에 제가 상대차량을 세우려고 하지만 않았으면 되는 것인데, 모든 것은 저로 인해 생긴 잘못이라 생각하며 성찰하고 살게 되더라고요.

출소 후 어쩔 수 없이 다시 운전을 하며 살아야 하지만 이제는 운전대에 앉으면 마음가짐이 예전과는 다릅니다. 꼭 비싼 수업료를 내고 느끼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절대 절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 차량을 함부러 세우려고 하시면 안 됩니다. 혹여나 보복운전을 유발한 사람도 처벌해야 되는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의 글도 간혹 보긴 하는데 그럴때는 블랙박스 녹화 후 신고하셔야지 절대 세우려고 하시면 안 됩니다.

이것도 상대방 입장 생각하면 세우라고 한 차량에서 몇명이 내릴지 또는 흉기라도 꺼낼지 모르니 함부로 세워줄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것은 도움 되라고 드리는 말씀인데 보복운전으로 경찰 조사 시 구속되면 바로 면허취소 됩니다. 저는 불구속 조사여서 면허정지만 100일 받았고 기존에 착한운전 마일리지가 있어서 최종30일의 정지만 받았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1년 동안 위반이나 사고, 벌점이 없으면 1년에 10점씩 누적 점수가 적립이 됩니다.

그리고 보복운전으로 경찰조사에서 입건이 되면 보험회사 에서는 보험접수를 해주지 않습니다. 차량을 가지고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기 때문에 어떤 보험 혜택도 안됩니다. 운전자 보험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차후라도 피해자 분이 민사를 해오면 배상해줘야 합니다

실제로 피해 입은 금액은 크지 않으나 죄명 자체가 강력합니다. 일단 특수가 붙으면 1년 이상입니다. 합의가 안되면 요즘 추세에 거의 실형입니다. 지금 연예인 최민수씨도 저랑 같은 보복운전(특수상해, 특수손괴)으로 불구속 재판 받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검사 구형 1년 받았거든요. 절대 절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수형생활 이지만 저같이 무지한 인생 또 사시질 않길 바라는 마음에 올립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