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KS 세이브' 배영수, 눈물 글썽 “살면서 가장 좋은 하루”

2019-10-27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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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혈투끝에 키움 11-9로 꺾고 통산 6번째 우승
김태형 감독 “지도자 제의…좋은 그림 마무리 바랐다”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두산 마무리 투수 배영수가 키움 샌즈의 타구를 땅볼아웃 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두산 마무리 투수 배영수가 키움 샌즈의 타구를 땅볼아웃 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산전수전을 다 겪은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우완 배영수(38)도 어느 때보다 극적이었던 8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혈투끝에 키움을 11-9로 꺾고 통산 6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배영수는 3차전까지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통산 7번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던 배영수지만 흘러간 세월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4차전에서도 팀이 9-8로 앞서가던 9회말 이용찬이 마운드에 올라갔다. 그러나 이용찬이 실점하며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배영수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오는 듯 했지만 두산이 10회초 2점을 뽑아 다시 치고 나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0회말에 이용찬을 그대로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이용찬이 이정후를 아웃시킨 뒤 김태형 감독이 마운드 방문 횟수를 착각했다. 두산은 규정에 따라 투수를 교체해야 했고 김태형 감독은 배영수를 선택했다.

계획된 교체는 아니었지만 배영수는 베테랑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배영수는 키움의 중심 타자인 박병호를 삼진, 제리 샌즈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두산의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배영수는 2006년 이후 13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경기 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던 배영수는 취재진과 만나 "말도 안되는 상황인데 야구를 하면서 이런 날도 있구나 생각했다. 올해처럼 기분 좋은 것은 처음이고 짜릿한 것도 처음"이라며 "오늘이 살면서 가장 놓은 하루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아가 배영수는 "용찬이가 (10회에도) 던져서 마음을 놨다. 그런데 (불펜에) 내려가고 싶었다. 내려가서 던지면 왠지 나갈 수 있겠다 생각했다"며 "보름 전부터 등판하면 죽을 힘을 다해서 던져보겠다 했다. 타이밍이 하늘에서 딱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배영수는 "솔직히 등판을 못할 줄 알았다. 감독님이 한 번은 던지게 해주겠지라고 생각했는데 해주셨다"며 "감독님이 날 올려보내면서 '약속 지켰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키움의 전신이 현대라는 생각이 났다. 내가 10회까지 던졌던 놈인데 못 막겠나 생각했다"며 "용찬이한테 믿으라고 했고 자신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배영수는 삼성 시절이던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키움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10이닝 동안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식기록으로 남지는 못했지만 당시 배영수의 활약은 여전히 한국시리즈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꼽힌다.

김태형 감독도 배영수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 중에 유일하게 배영수가 던지지 못했다"며 "사실 지도자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좋은 그림으로 마지막에 던졌으면 좋겠다 했는데 희한하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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