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분위기가 뭔가 심상찮다… 작년과 확실히 다르다

2019-11-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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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등 영향으로 매출 크게 감소한듯
“롯데만 배불리는 날” 부정적인 인식 확산

빼빼로를 팔고 있는 한 편의점. / 뉴스1
빼빼로를 팔고 있는 한 편의점. / 뉴스1
“사람들이 질려서 그런 건지, 상술이라고 느낀 건지, 경제침체 때문인지, 사회가 삭막해진 건지…. 빼빼로데이 자체가 없어진 느낌이 든다.”

빼빼로데이인 11일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온 한 누리꾼의 글이다. 빼빼로데이 분위기가 뭔가 심상치 않다는 이 누리꾼의 글은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을까.

빼빼로데이는 편의점의 최고 대목이다. 남녀 한쪽만 초콜릿이나 사탕을 주는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와는 달리 서로 빼빼로를 주고받는 까닭에 매출액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빼빼로처럼 생긴 과자의 점유율을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롯데제과의 2017년 빼빼로 매출은 950억원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빼빼로데이 시즌 매출이 무려 538억원을 차지한다.

그런데 네이트판 회원이 말한 대로 올해 빼빼로데이 분위기는 뭔가 좀 이상하다. ‘불매운동’ 때문이다. 상당수 소비자가 롯데를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한 탓에 빼빼로 제조사이자 빼빼로데이 특수 때 빼빼로 매출의 절반가량을 올리는 롯데제과를 아쉽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롯데 배불리는 일이라서 사 먹기도 싫다” “일본과자 포키를 그대로 베낀 빼빼로를 팔려고 만든 행사” 등의 글을 심상찮게 발견할 수 있다.

편의점이나 마트도 소비자들의 이 같은 감정을 의식하고 있다. GS25가 빼빼로데이 단일 행사를 여는 대신에 ‘하나더데이’를 운영하는 점, 이마트24가 빼빼로데이 대신 ‘스윗 데이’라는 명칭을 쓰는 점 등에서 업계가 롯데 불매운동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빼빼로데이가 한국 제과업계 전체가 아니라 롯데제과란 특정 기업의 배만 불리는 날이라는 부정적인 인식 또한 빼빼로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 편의점 업주는 “빼빼로데이 매대를 설치하긴 했지만 불매운동 탓인지 빼빼로가 예년보다 잘 안 팔린다”라면서 “작년보다 빼빼로 매출액이 절반 넘게 줄어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선 빼빼로데이를 ‘가래떡데이’로 바꾸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빼빼로보단 가래떡을 주고받는 게 훨씬 ‘힙’하다는 분위기가 일부 소비자에게 형성돼 있는 것도 빼빼로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판매처에서 얼마나 빼빼로가 팔리는지는 다음 달 중순이 돼야 알 수 있다”라면서도 “공급량 자체는 예년과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빼빼로를 팔고 있는 한 편의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빼빼로를 팔고 있는 한 편의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