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24년간 불이익받은 적 한 번도 없어” 남양유업이 ‘여성친화기업’으로 뽑힌 이유

기사 본문

  • • ‘가족친화경영이 고용 창출과 경영개선으로 이어져’ 연구 결과 잇따라
  • • 한국맥도날드, 여성 비율 50% 넘어... ‘경단녀’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
  • • 남양유업, 여직원의 절반 이상이 기혼... 임신서 육아까지 맞춤형 지원
  • • 유한킴벌리 ‘저녁이 있는 삶’ 보장... 가족친화경영 담당하는 임원까지
여성을 직원으로 뽑으면 남성보다 추가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정말 그럴까?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가족부 의뢰로 펴낸 보고서 ‘가족친화제도 확산을 위한 기업성과 연구’에서 가족친화 경영이 기업의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기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친화 경영지수’가 1단위 증가하면 1인당 매출액이 약 0.4% 증가하고 노동자 이직률은 0.23% 줄어든다. ‘가족친화 경영지수’는 육아휴직, 직장보육시설 등 모성보호 및 육아 지원 제도의 활용도를 점수화한 것이다. 모성을 보호하고 육아를 지원할수록 기업 생산성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MBC, ‘워킹 맘 육아 대디’

민간 연구에서도 비슷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지난 3년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 인증을 받은 148개 기업을 조사했다. 그랬더니 가족친화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고용창출 실적이 우수하고 경영 실적 역시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여성 친화적이고 가족친화적인 기업이 생산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음에도 올해 한국의 ‘유리천장 지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9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일 정도로 형편없다. 무려 7년째 이어지는 굴욕적인 순위를 개선하기 위해 주요 기업들이 가족친화적이고 양성평등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한국맥도날드는 대표적인 가족친화기업이라고 부를 만하다. 한국맥도날드는 여성 임직원 비율이 전체의 50%를 넘고, 전국 매장에서 매니저(관리직)로 근무하는 여성은 70%에 이르는 회사다. 본사 임원급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35%나 된다. 여러모로 여성친화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달기에 충분하다. 

이하 맥도날드

한국맥도날드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여기에 출산이나 육아로 인한 휴직을 장려하는 사내 분위기가 더해졌다. 덕분에 여성 직원들의 경력 단절 두려움이 사라졌다. 지난해 유연근무제에 대한 직원 만족도는 80%에 달했다. 특히 30~50대 여성 주부 직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한국맥도날드는 업계 최초로 ‘주부 채용의 날’을 만들어 ‘경단녀’의 재취업을 장려하는가 하면 성별, 나이, 학력, 장애 유무 등의 이유로 차별하지 않도록 ‘열린 채용’을 운영해 주목을 받는 기업이다.


남양유업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가족친화기업이다. 남양유업의 여직원 비율은 31.9%에 이르고 이 가운데 51%가 기혼이다.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건강한 업무 환경을 구축한 덕분에 결혼한 여성들도 맘 놓고 회사에 다닐 수 있다. 

남양유업 네이버 블로그

남양유업은 1964년 창립 이래 분유, 우유 등 유아식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인 만큼 엄마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고 있다.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제도, 배우자 출산 휴가 등 정부 지원정책을 적극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임신기간 중 최대 6개월까지 휴직이 가능한 임신기 휴직 제도, 최대 2년 간 육아휴직이 가능한 육아휴직제도, 3일 간의 유급 난임치료 휴가 등 선진화된 여성친화 복지제도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워킹맘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극적으로 육아를 지원하는 영유아 교육비 지원제도, 자녀 학자금 지원제도를 갖췄다.
  
특히, 유치원, 초등학교 입학식 특별휴가, 가족사랑 휴가, 동계방학휴가 등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 부족한 워킹맘과 라테파파(한 손에 라떼를 들고 육아하는 아빠)의 고민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평등육아 실현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48년 역사의 임신육아교실에 소통형 토크쇼와 라떼파파를 위한 참여형 수업을 도입하는 등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기업문화 조성과 여성친화적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하 남양유업 / 2019 사랑나눔 사회공헌대상 여성친화 부문 여성가족부장관상 수상하는 남양유업 마케팅전략실장(오른쪽)

김소현 마케팅전략실 실장은 2005년에 남양유업에 입사했다. 입사해서 결혼, 출산, 육아휴직, 직장 복귀를 모두 겪었다. 15년 차 직장인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김 실장은 “한국의 모든 워킹맘들처럼 일과 육아를 병행한다는 것이 힘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차별대우 받았다고 느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회사의 특성상 모성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조직의 정서로 자리 잡고 있어 다른 워킹맘들보다는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회사 분위기에 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쓸 수 있고, 필요하다면 임신 기간 휴직도 가능하며, 육아휴직도 최대 2년까지 가능하다”면서 “최근에는 남직원들의 육아휴직도 증가하는 추세여서 올해 저희 부서에서만 남직원 2명이 육아휴직 후 복귀해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기별로 있는 가족사랑휴가와 자녀의 방학 기간 동안 사용 할 수 있는 방학휴가도 자랑하고 싶다”라면서 “언제든 눈치 보지 않고 육아 휴가를 쓸 수 있는 분위기가 회사에 조성돼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일부 누리꾼이 남양유업을 여성차별기업이라고 매도하는 데 대해선 “저뿐만 아니라 근무하는 여성 직원 모두가 회사에 대해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과거 일로 여성차별기업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두근두근 임신육아교실 행사에서 분유 타는 법을 설명하고 있는 김방섭 강남지점 차장

김방섭 차장은 1995년에 입사해 24년째 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경력단절 없이 지금까지 회사를 다니고, 어떤 불이익 없이 승진까지 했다”면서 “회사의 지원과 배려가 있었기에 모든 것들이 가능했기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탈북 미혼모와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봉사활동을 벌여 언론에도 숱하게 등장한 여성이다. 그는 “국제구호기구 NGO인 월드휴먼브리지의 활동을 돕기 위해 회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라면서 “취약계층 산모를 돕기 위해 회사가 적극 나서줘 개인적으로 큰 고마움과 함께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근무한 24년의 회사생활, 그리고 제 사회봉사활동을 적극 돕는 점만으로도 우리 회사가 여성차별 기업이 아니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남양 가족사랑 UCC 시사회에서 임직원들이 우수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유한킴벌리 역시 돋보이는 가족친화기업이다. 오후 7시 30분만 되면 강제로 사무실 불을 끄고 직원들의 퇴근을 독려함으로써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가족친화기업 문화를 정착하려고 ‘워라밸’ 정시퇴근제를 비롯해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제 등을 도입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성과 가족친화경영을 담당하는 임원을 따로 두기까지 있다. 김혜숙 다양성최고책임자·지속가능경영본부장(전무)가 그 주인공이다. ‘워킹맘’인 김 전무는 오전 10시에 출근한다. 오전 7~10시에 출근해 오후 4~7시에 퇴근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 덕분이다. 본사 직원 10% 이상이 이 제도를 활용할 정도로 정착됐다.  

유한킴벌리 홈페이지

맥도날드, 남양유업, 유한킴벌리는 지금도 여성의 임신, 출산, 육아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제도를 통해 가족 친화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외의 많은 기업들 또한 일과 가정의 양립,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달라질 이들 기업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우측 영역

사이드 배너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