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내부고발한 성남 고등학생이 다급하게 남긴 글

2020-02-03 20:30

add remove print link

고등학생이 고백한 2018년부터 시작된 학교 폭력
결국 도움 요청한 피해자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이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1일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성남 한 고등학교를 재학중이다. 그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MS 오피스를 불법으로 사용하는 거 같아 이를 학교에 제보했고 (이후부터) 학교폭력이 시작됐다"며 "일부 학생들이 저에게 심한 언어폭력을 지속했고 저는 2018년 6월 21일 유서를 USB에 남기고 자살 시도를 했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옥상에 올라갔지만 두려움을 느껴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이후 가해 학생들이 글쓴이에게 폭언을 했다. 글쓴이는 "폭언을 계속하자 제가 너무 힘들어 '나 일주일 전에 자살하려고 했던 사람이거든?'이라는 말을 했고 가해 학생은 '창문 열어줄게 뛰어내려 봐 그럴 깡도 없으면서'라는 발언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가해 학생들이 몰래 글쓴이 사진을 찍어 유포한 적도 있었다고 전해졌다.

이하 글쓴이가 커뮤니티에 올린사진
이하 글쓴이가 커뮤니티에 올린사진

괴로움에 빠진 글쓴이는 담임 선생님, 학생부에게 해당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다.

2018년 10월 괴롭힘은 멈추지 않았고 글쓴이는 담임 선생님에게 가해 학생들과 얘기를 하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대화 자리에서 가해 학생들이 글쓴이에게 사과를 했다. 사과를 끝으로 괴롭힘이 끝날 줄 알았지만 얼마 못 가 괴롭힘은 다시 시작됐다.

가해 학생들은 글쓴이가 만든 커뮤니티에 선정적인 콘텐츠를 올리기도 했다. 글쓴이가 해당 콘텐츠를 지우면 가해 학생들이 욕설을 하며 폭언을 했다.

결국 지난해 4월 학폭위 실태조사가 이뤄졌다. 글쓴이는 "학교폭력을 그 자리에서 신고하느라 늦게 (서류를) 작성했는데 학생부장님은 저에게 '너 이거 잘못 쓰면 허위신고야'라는 말을 했다"며 "이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동반한 우울증과 공황발작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서에 학생폭력 관련 신고를 했다. 글쓴이는 "카톡 스크린샷이 있음에도 학교 측은 '가해 학생들이 (카톡 스크린샷을) 유포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가 저희가 해당 자료를 의견서에 같이 내서 보내니까 그제야 인정했다"고 얘기했다.

가해 학생들이 글쓴이에게 접촉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글쓴이는 "가해 학생들은 다른 반인데 저희 반에 계속 왔고 (저는) 호흡곤란이 와 119에 실려 간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커뮤니티 이용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home 빈재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