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기간 원룸에서 쫓겨나는 강릉 대학생들

2017-12-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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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은 지난 15일 강릉원주대 총학생회와 학생들 말을 인용해 피해 사례를 보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올림픽 기간 '특수'를 노리는 일부 원룸 집주인들이 해당 지역 대학생과 재계약을 거부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 15일 강릉원주대 총학생회와 학생들 말을 인용해 피해 사례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대학 학생들이 주로 살고 있는 인근 원룸촌에서 임대인들이 대학생들과 계약을 중단하거나 재계약을 거부하고 대신 관광객들에게 비싼 값에 방을 내주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 학생은 매체에 "(원룸 집주인이) 평창 동계올림픽 빙상경기가 열리는 2월 중에는 일단 방을 비우고, 재계약은 3월에 하자"고 했다며 "한 달 동안 짐은 어떻게 할 것이며 어디로 가 있으라는 것인지 황당하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계절학기 수업 때문에 방학에도 자취방에 있을 계획이었다"며 "학교 근처 원룸 대부분이 관광객 대상으로 단기 임대를 하려고 해 빈 방을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올림픽 기간에 인근 원룸을 얻으려면 월 100만 원 이상은 내야 한다"고 말했다. 평균 이 지역 원룸 월세는 30~40만 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3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강릉원주대 홈페이지
강릉원주대 홈페이지

학생들이 기숙사에 들어가기도 어렵다. 강릉원주대학교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학교 기숙사를 포함한 운동장, 학생식당 등이 내년 1~2월 간 올림픽 행사에 사용된다고 공지했다. 학교는 "올림픽의 성공과 학교 홍보를 위해 조금만 참아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강릉원주대학교 (Gangneung-Wonju National University)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12월 11일 월요일

총학생회는 학교가 지난달에 기숙사 입사 희망자를 모집하며 "침대만 배치한 국제교류관 1층 '강의실'과 예문관 또는 정진관 '독서실'에서 잠만 잘 수 있으며, 식사는 일체 제공하지 않는다"는 전례없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했다.

총학생회는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국가행사인 올림픽을 위해 기숙사 일부를 숙박시설로 내줄 수 있지만 그 전에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학생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협의한 후 진행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기숙사 개방으로 인해 피해 받는 학생들을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가까워지면서 강원도 평창과 정선, 강릉 일대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의 숙박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